[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맹모와 정부청사가 떠나고 시장 트랜드가 바뀐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버블세븐에 아파트값은 진짜 `거품`이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한때 집중 규제에도 아랑곳하지않던 버블세븐 아파트값은 이제 수도권 하락을 선도하고 있다.
버블세븐이란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 거품이 심하다고 판단한 7개 지역으로 강남3구, 목동, 분당, 과천, 용인 등이 해당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수도권 자치시·구 중 하락률 상위 10곳에 김포(-6.36%), 일산(-4.70%), 의정부(-4.52%)를 제외하고는 모두 버블세븐이 자리를 채웠다.
과천이 9.59%로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양천구 -5.88%, 용인 수지구 -5.16%, 분당구 -4.75%, 송파구 -4.75%, 강남구 -4.66%, 서초구 -4.39%를 기록했다.
◇맹모 떠난 강남...“별 것 없네”
시장 침체에 대표적 투자형 상품인 재건축 아파트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가운데 강남을 지탱해주던 학군 수요가 떠나가며 강남 아파트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강남 주택 시장은 시장 기본가격을 뒷받침해주던 세력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하락을 예고했다. 대치·목동 등 방학 때면 우수 학군 진입을 위한 실수요자, 즉 세입자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강남 전세 시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여름 방학(7월~8월) 동안 대치동에서는 총 140건의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319건이 거래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56%나 급감했다.
대치동 T중개업소 관계자는 "먹고 살기 힘들어지며 학원비와 주거비를 아껴서인지 원생모집에 애를 먹는 학원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시장침체와 서울시 정책에 따라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고 학군을 찾아오는 사람까지 줄며 거래 한번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침체에 정부청사 이전..설상가상
과천의 상징과도 같았던 정부청사가 이전하는 과천은 강남 이상의 타격을 받고 있다. 우수 학군과 재건축 단지가 산재해 있다는 점에서 강남과 비슷한 시장 움직임을 보이는 과천은 정부 청사 이전까지 더해지며 수도권 최고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1년전 최고가 5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60㎡는 최근 4억원~4억6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L중개업소 관계자는 "수도권 전역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과천이라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보금자리주택과 정부청사 이전에 불안감이 더 큰 것은 사실인것 같다"고 전했다.
◇관심없는 중대형 즐비한 용인
강남의 수요를 대거 흡수할 것이라던 용인은 기대감에 공급만 급증하며 추락 중이다. 특히 부동산 활황기였던 지난 2006년~2008년 사이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용인은 최근 소형 트랜드에서 벗어나며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현재 용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997만원이다. 국제 금융위기 직후 가격 폭락에도 버티던 1000만원선이 무너진 것이다.
부동산114 서성권 연구원은 "현재 용인 아파트의 주요 구성 면적은 중대형으로 전체의 73.8%를 차지한다"며 "경기도 평균 중대형 이상 비율이 54.7%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하게 높은 비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