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교통량의 증가 등 도로소음으로 인해 돼지들이 번식을 못하거나 폐사했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홍기태)는 김모씨가 광명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광명시는 9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광명시는 도로를 건설한 이후에도 교통량의 증가 등 사회통념상 참기 어려운 한도를 넘은 소음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로를 관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가 개설된 이후 인근지역의 아파트 공사 때문에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을 비롯한 대형차량의 통행으로 소음이 발생, 양돈장에서 사육하는 돼지가 폐사하거나 유·사산, 수태율 저하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광명시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 등이 양돈장에서 사육한 돼지 수의 규모, 피해의 유형 등에 관해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광명시 측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일부 시설이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는 김씨의 양돈장은 재래식 가건물 형태의 매우 노후된 시설로서 방음시설이 빈약할 뿐만 아니라, 김씨 스스로 피해의 감소 방지·방음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명시는 2004년 김씨의 양돈장과 가까운 곳에 왕복 2차선 도로를 개통했는데 인근지역인 A지구와 B지구에 각각 2005년과 2007년부터 4년간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면서 김씨 양돈장 근처의 도로로 대형 덤프트럭 등이 빈번히 통행했다.
김씨의 양돈장에서는 2004년 말경부터 돼지들의 유·사산, 수태율 저하 등 현상이 발생했고 김씨는 "도로 교통 소음이 원인이 돼 피해를 입었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탓에 김씨가 기르던 돼지들이 폐사, 성장지연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