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립스틱의 경우 수입가격보다 7.9배나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화장품의 유통과정에서 수입업체와 유통업체들이 과도하게 높은 마진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YWCA는 13일 립스틱·아이크림 등 4개 품목의 10개 브랜드, 총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내외 가격과 유통채널별 가격 등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YWCA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수입 립스틱의 경우, 국내 백화점 평균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보다 최대 7.9배나 비쌌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수입액과 수입중량 정보를 이용해 립스틱의 수입가격을 추정해 보면, 립스틱 한 개당 세전 수입가격은 4034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립스틱에 부과되는 관세 5.3%, 부가세 10%를 가산한 세후 수입가격을 추정해도 4673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립스틱 평균 가격은 무려 3만6714원에 달했다. 수입가격대비 최대 7.9배다.
아울러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일본·호주·이탈리아·독일·미국·영국·프랑스)의 백화점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에센스 등 총 18종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해 백화점 소비자가격을 비교해보니 한국>일본>이탈리아>독일>미국> 영국>프랑스>호주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해도, 한국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화장품 중 '에스티로더', '키엘', '크리니크', '맥' 등 미국이 원산지인 제품의 경우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이 미국 백화점 판매가격보다 평균 1.51배 비쌌으며 프랑스가 원산지인 '샤넬', '랑콤', '시슬리' 등 브랜드제품의 경우에도 국내 가격이 프랑스보다 평균 1.2배 비쌌다.
8개 국가의 인터넷 쇼핑몰과 면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역시도 한국의 가격이 가장 비쌌다.
유통채널별로는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 병행수입 매장, 면세점 순으로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보다 평균 7%, 병행수입 업체보다 17%, 면세점보다 24%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YWCA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의 병행수입 매장 가격이 백화점 대비 평균 14.5%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병행수입을 통한 가격인하 효과가 실제로 확인됐다"며 "병행수입 비중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가격경쟁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병행수입 제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