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강남3구 대규모 랜드마크 단지들이 경매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무리하게 대출받은 집주인들이 이자와 원금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적 상황이 악화되며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3구 아파트의 매매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기준으로 2008년 8월말부터 4년간 서울 매매가격은 -8.44% 보인 반면, 같은 기간 강남3구의 매매가격은 이보다 큰 하락폭인 -11.04%를 나타냈다.
지속되는 가격하락세로 집이 경매직전 위기에 처한 일부 집주인들은 집을 처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매수세 부족으로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송파파인타운은 총 4389가구로 이뤄진 대규모 단지다. 면적대도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물건으로 구성돼 있어 입주 당시 강남권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렴하게 나오는 급매물도 거래가 힘들어 대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물건들이 경매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송파파인타운 3단지 104㎡는 현재 시세보다 30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인 5억원 대에서 1회 유찰을 거친 뒤 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08년 4389가구의 새 아파트가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들이 상당하다"며 "금융위기가 터지며 가격은 계속 하락했고, 대출 원금 상환이 도래한 일부 집주인들이 원금뿐 아니라 이자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은 계속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대표 랜드마크 단지인 반포자이(2008년 12월 입주)도 최근 매수세 부족으로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일부 집주인들이 저렴하게라도 팔려고 애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급면적 216~244㎡와 같은 대형 물건들의 상당수가 경매로 넘어가고 있다.
전용면적 244㎡의 최근 시세는 24억원~26억5000만원대이지만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의 최저 입찰가는 19억원 전후반이다. 이는 시세보다 6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이런 가운데 대출상환 어려움으로 경매로 나올 매물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송파구는 2008년 한해 동안 2만2818가구가 입주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원으로 금융위기란 악재를 예상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많아 상황이 심각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당분간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경제 여건 악화와 가계 부채 증가로 아파트 가격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자금여력이 부족해 대출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