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숨고르기에 나섰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9월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3.0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지난 7월 1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2개월 연속 동결이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3분의1 수준인 0.3%에 그친데다 지난달 수출이 429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2% 감소하는 등 국내경기 지표가 악화되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점쳤다.
하지만,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 7월의 금리인하 효과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정책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5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원책의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GDP 갭은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유지하겠지만, 현재 우리 기준금리 수준은 적정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대내외 경기 여건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가 불안한 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1.2% 상승에 그쳐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국제곡물가격 급등과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여파로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이번달 금리를 동결로 결정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총재는 "금리인하 등 어떤 조치를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취할 지는 금통위원들이 경제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렸다"며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와 미국의 추가양적 완화(QE3) 여부 등을 살펴본 뒤, 다음달이나 11월 중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국내 경기둔화는 지속되고 있고, 상당기간 마이너스 GDP 갭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금리인하는 시간 문제"라며 "10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커 10월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