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앵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금 이 시각 회장단 회의를 막 끝냈습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서 회의내용을 전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기성 기자. 회의결과는 나왔습니까.
기자: 네. 전경련은 조금 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9월 회장단 회의를 가졌습니다.
회장단은 우선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시장이 침체된 데 이어 중국 등 신흥국마저 성장이 둔화되면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경우, 일자리 및 가계소득 감소로 양극화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대내외 경기 침체로 해운, 조선, 철강, 유통, 건설 등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주력산업이 크게 위축되는 등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요구했습니다.
앵커: 위기라는 진단을 넘어서 재계가 심각함을 강조했군요.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회장단은 경제위기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성장 중심의 현 경제정책 기조 유지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재계는 이를 위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장단은 먼저 투자가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30대 그룹이 올 초 설정한 투자 목표액 120조9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경제여건임에도 투자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투자 위축에 대한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재계는 또 신규채용도 지난해보다 3.4% 늘어난 13만5000명으로 확대키로 했습니다. 목표대로라면 30대 그룹의 총 근로자 수는 전년 대비 7.8% 늘어난 11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재계가 자구책을 내놨는데요, 정부나 정치권에 대한 주문사항은 없었습니까.
기자: 경제민주화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습니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재벌개혁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회장단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 기본정신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방법에 있어 경제 성장 활력을 회복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지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으로 이동된 논의의 초점이 잘못됐다는 뜻입니다. 또 성장을 내세우면서 분배, 복지 등의 담론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집니다.
회장단 회의에 앞서 전경련은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금산분리 규제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입법안을 발의 예고하자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의결권 제한, 대주주 요건 강화, 중간 금융지주사 도입, 자본 적정성 재평가, 은행 지분 소유한도 제한 등 5대 쟁점에 대해 도입 반대 및 현행 유지를 주장했습니다.
앵커: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얘기도 있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회장단은 최근 경제 5단체가 중심이 돼 구성한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 극복에 앞장선다는 방침입니다. 한편으로는 특위를 통해 위기감을 부각시킴으로써 재벌개혁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됩니다. 또 재계의 목소리를 집결시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화에 맞선 힘의 대결로도 보여집니다.
한편 이날 회장단 회의 직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연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시장에서 꾸준하게 제기됐던 계열사 및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