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도 '프리미엄 먹거리' 인기는 쑥쑥

가격보다 만족도 중시하는 소비성향 반영해 불황속 부진 타개

입력 : 2012-09-14 오후 3:06:1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불황속 호황'을 누리는 프리미엄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시기에 오히려 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한 고가제품을 출시하며 내수부진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것.
 
특히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의 프리미엄 출시 열기가 더욱 뜨겁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웰빙을 넘어 힐링(Healing)이 사회 전반에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맛과 영양이 한층 강화된 관련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식생활의 변화 등으로 프리미엄 먹거리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커피
 
커피 취향이 고급화되면서 원두와 캡슐커피의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캡슐커피 시장의 경우 매년 30% 이상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2000억원 이상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가정용 캡슐커피머신 '타시모'를 출시해 이마트 등 전국 대형마트와 롯데,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타시모(Tassimo)'는 머신과 전용 캡슐로 이뤄진 시스템으로 프랑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까르떼누아', 독일의 대표적인 디카페인 커프 브랜드 '까페 하그' 등 프리미엄 커피를 입맛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프리미엄 원두 스틱커피도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했다.
 
동서식품은 '카누'를 출시해 월 7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롯데칠성(005300)음료도 '칸타타 스틱커피'로 원두커피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두 업체 모두 커피믹스 중심이던 국내 커피시장에서 프리미엄 원두커피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
 
정체기를 맞은 우유 시장도 고급화 전략을 채택했다. 새로운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프리미엄 우유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내추럴플랜'은 930ml 용량에 가격이 8500원에 달해 국내 최고가 우유지만 지난 6월 출시 이후 하루에 생산 가능한 2만4000개에 육박한 2만개가 팔리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내추럴플랜의 초기 인기에 힘입어 180ml와 930ml 용량에 이어 지난 8일 500ml 용량까지 판매 제품군을 확장한 상태다.
 
삼양식품(003230)도 프리미엄 우유시장에 진출, '에코그린 캠퍼스 대관령 유기농 우유' 2종을 출시했다.
 
유기농 우유는 해발 850m 고원의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유기농 목초를 먹여 키운 젖소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가격은 210㎖ 2000원, 970㎖ 8500원으로 기존 제품 대비 3배 가량 비싸다.
 
◇과자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유기농 과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 가격보다 다소 고가로 책정된 이들 유기농 과자는 '알파걸'로 대표되는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리온(001800)은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마켓오'와 영양설계라는 아이디어를 도입한 '닥터유' 두 브랜드를 합쳐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마켓오'는 쇼트닝, 합성첨가물, 인공색소 등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과자 브랜드로 지난 2009년 출시해 현재 브라우니, 초콜릿, 순수감자 등 4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식용유
 
국내 식용유 시장도 고급유가 장악했다.
 
고급식용유의 비중은 2010년 50%, 2011년 60%에서 올해는 70%까지 매년 10%포인트 가량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업체들도 고급유 시장 선점을 위한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최근 '안달루시아산 올리브유'와 '지중해의 햇살을 담은 해바라기유'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제품군 확대를 통해 올해 고급유 시장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대상(001680)은 프리미엄 식용유 제품으로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500억원으로 43%가량 목표를 늘려 잡았다.
 
동원F&B(049770)는 콩기름 식용유 제품 없이 고급유인 올리브, 포도씨, 카놀라유만 생산·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불경기에는 고가 제품의 판매가 저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품 타깃층과 콘셉트를 분명하게 설정하면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은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과 영양가 높은 웰빙 식단에 대한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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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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