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지난 2002년이후 벤처붐이 가라앉으면서 소수 대기업들의 지배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4~2006년 일반집중도, 산업 및 품목시장집중도, 대규모기업집단 시장구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 소수기업이 전체 광업과 제조업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일반집중도는 2002년 이후 소폭 상승하고 있다.
상위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액을 기준으로 지난 2004년 45.0%였으나 2005년, 2006년 각각 45.5%, 45.7%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벤처 창업 열풍으로 한때 시장집중도가 하락했지만 2002년 이후 벤처 거품이 꺼지고 수출주도형 대기업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집중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부 독과점 시장에서는 특정 업체가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 대상 기간동안 해당 산업의 성장률이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상위 3개사의 매출이익률이 30%를 넘긴 산업은 13개로 나타났다. 시장의 성장률이 정체 상태에 있는데도 높은 매출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이들이 시장지배력을 행사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또 산업의 성장 여부와 상관 없이 상위 3개사의 매출이익률이 30%를 넘는 산업 중 연구개발 투자 집중도(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가 전체 평균 1.65% 이하인 산업은 15개로 집계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R&D 투자에 인색하면서도 매출이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은 시장지배력을 행사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기업집단의 경우 자산규모 기준 상위 25개 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광업과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2005년 38%에서 2006년 37.4%로 낮아졌다.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의 일반 시장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38.1%에서 37.5%로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업과 제조업 산업의 전반적인 시장 구조가 경쟁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독과점 산업과 대기업 진출 시장의 경우 시장지배력 행사 가능성이 크고 시장집중도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부당행위 등에 대한 사후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