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가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음악에 맞춰 '말춤'을 춘 것에 대해 "춤을 보면서 계속 울다가 끝까지 그러면 학생들에게 더 미안해질 것 같아서 꾹 참고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같이 춤을 췄다. 미안하다고, 힘 내자고. 웃으면서 춤을 췄다"고 말했다.
이 전 공동대표는 16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당원 결의대회를 마친 그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지 말 것. 박영재 당원 49재에서 다짐했다.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았다. 그런데 오늘 참을 틈도 없이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한 여학생이 제일 앞 줄에서 반짝이 옷을 입고 너무나 열심히, 정말 화려하고 멋진 춤을 췄다. 그 모습을 보는데 계속 눈물이 났다"며 "그 여학생의 남동생이 역시 학생 당원인데, 며칠 전 당 사태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생을 감옥에 둔 누나 마음이 어떻겠나. 그런데 활짝 웃으며 춤을 춘다. 그렇게라도 힘내야만, 검찰이 통합진보당이라면 아무렇게나 밟아도 된다고 여기는 이 상황을 바꿔야만 동생 손 잡을 수 있다는 것 알기 때문에 그랬겠죠"라고 추측했다.
이 전 공동대표는 "젊은 학생 당원들이 세상을 바꿔보려고 청춘들 아프지 않게 하려고 진보정당 키우겠다 결심하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지, 이것도 밖에서는 잘 모른다"며 "대학 안에서 활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선거 때면 주민들 만나고 젊은이들 쫒아가서 이야기하고 힘든 뒷일은 다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길거리에서 춤까지 춘다"면서 "그 춤이 장날 할머니 할아버지 마음을 녹이고 주민들 박수를 이끌어냈다. 처음에는 궁금했다. 왜 저렇게들 춤을 출까. 몇 년 지켜보니까, 그들에게 춤은 그 어려운 일을 다 해내는 사람들임을 확인하게 하는 상징이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이 슬픈데 일부러 웃으려 애쓸 때 있지 않느냐"며 "웃는 모습에 마음 조금 놓으면서도 한편 안스러워 두고 두고 마음 아플 때 있잖냐. 그래도 어쩌겠냐. 웃으며 헤쳐가야지. 그래야 헤쳐갈 힘도 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공동대표가 당원 결의대회에서 말춤을 춘 모습이 기사를 통해 나가면서 논란이 일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한때 지지했던 유권자들 생각해서라도 이제 추태는 그만 부렸으면 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릎 꿇고 사과하고 눈물 흘리며 반성해도 시원찮을 판"이라며 "'언닌 평양스타일'. 신나게 말춤이나 추고 있으니. 정신병동 보는 거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