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바'에 손보사 "車보험료 인하 어려워"

소비자단체 "두달치 손해율만 가지고 회피".."車보험시장 수익성은 좋아져"

입력 : 2012-09-17 오후 5:01:30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태풍 '산바'가 북상하자 손해보험 업계는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북상했던 '볼라벤', '덴빈'에 이어 '산바'까지 한반도를 휩쓸어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월 수준인 80%를 넘길 것으로 우려를 하고 있는 것.
 
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북상한 태풍 '덴빈', '볼라벤'의 영향으로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대로 치솟았다. 삼성화재의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IFRS기준)은 78.8%로 7월(77.7%)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현대해상의 8월 손해율도 82.5%로 전월(79%)보다 3.5%포인트 올랐으며 동부화재(82.5%), LIG손보(84.8%), 메리츠화재(85.2%)도 전월대비 각각 5.5%포인트, 2.9%포인트, 4.7%포인트씩 증가했다.
 
다이렉트 보험사들의 손해율은 더욱 높게 치솟았다. 같은 기간 악사손해보험은 82.2%에서 88.1%로( 5.9%포인트), 하이카다이렉트는 86.2%에서 88.2%로 2%포인트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에만 세 번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해 피해차량이 속출, 약 700억원 가량이 보험금으로 지출됐다"면서 "이번 태풍 '산바'로 인한 차량피해 규모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때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9월 손해율도 80%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태풍 '산바'로 인한 차량 침수 또는 파손은 총 1000여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북상했던 태풍 ‘덴빈’과 ‘볼라벤’의 피해차량을 합산하면 총 1만6000여대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달 말 기준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접수된 자동차 피해 건수는 총 1만424건(침수 54건, 낙하물 1만370건)이었으며 태풍 ‘덴빈’으로 자동차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건수는 총 1247건(침수 327건, 낙하물 920건)이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올해 보험료 추가 인하는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침수와 파손 사고 등으로 피해차량이 속출해 8월 손해율이 크게 올라갔다"면서 "이번 달도 태풍 '산바'로 인한 피해차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올해 추가인하는 연말까지 손해율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미리 보험료를 내렸다가 겨울철 폭설이 또 한 번 기승을 부리기라도 하면 보험사들은 정말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보험료 인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예년에 비해 자동차보험 시장의 수익성이 좋아진 만큼 소비자에게 이익을 전가시켜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지난 4~6월의 손해율이 60%로 내려앉아 보험료 추가인하를 계획한 손보사들이 두 달 치 손해율 상승분만을 두고 보험료 인하를 은근슬쩍 회피하려고 한다"면서 "지난달부터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의 수익성은 월등하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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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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