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들이 지속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테마주로 편입된 기업의 오너들이 주가 급등을 틈타 시세차익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용훈 기자, 최근 정치테마주로 편입된 기업의 오너들이 시세차익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요.
먼저 어떤 기업이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지부터 좀 알아보죠.
자막: 정치테마주, OOO 당선되면 수혜?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치테마주는 통상유력 대선 후보의 이름을 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테마주, 문재인테마주, 안철수테마주 같은 식입니다.
이들 후보들의 인맥, 학맥 혹은 공약 등을 토대로 해당 후보가 당선이 되면 해당 기업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식의 논리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누가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또 설사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인맥이 있다고 해당 기업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줄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후보자 시절 언급했던 공약이 실제 이행된다고 해도 현재 주식시장에서 언급되는 기업이 얼마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지 가늠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오르는 상황을 틈타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이 매수세로 몰려 이들 정치테마주의 이상급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실제 앞서 17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공약이었던 4대강 관련 테마주가 이상급등을 반복했지만 현재 이들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그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상황입니다.
앵커: 개인투자자들도 이들 '정치테마주'가 허당일 가능성을 모르는 것도 아니라면, 정치테마주보다는 투기주로 부르는 것이 더 맞겠군요.
그런데 이 와중에 자기 회사 주가가 올랐다고 지분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최대주주들이 있다고요. 어떤 기업인가요?
자막: 써니전자 곽영의 회장 차익만 220억원
기자: 대표적인 사례가 써니전자의 곽영의 회장입니다. 써니전자는 이 회사의 부사장인 송태종 씨가 안랩, 과거 안철수연구소에 재직한 경력이 부각되면서 안철수테마주로 편입된 기업입니다.
연초 397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27일 1만1500원까지 2796.73% 급등했는데요, 이 기간 이 회사 최대주주 측은 곽 회장은 지난 5월3일 자사주 15만주를 처분한 이래 총 28번에 걸쳐 보유지분을 팔아치웠습니다.
차익만 220억원 가량 됩니다. 이 회사 자본금이 2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자신이 애초에 투자한 금액보다 20억원이 더 많은 셈입니다. 이렇게 지분을 매도한 탓에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9.35%까지 떨어졌고, 최대주주 지위도 친인척 곽경훈 씨에게 넘어갔습니다.
앵커: 써니전자가 2800% 가까이 올랐고 그 사이 최대주주가 자본금보다 많은 차익을 손에 넣었다는 말이군요. 이런 사례는 비단 써니전자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은데요. 대선이 있는 해만 되면 보유지분을 팔아치워 차익을 챙기는 대표이사도 있다고요.
자막: 대선 때면 지분 파는 대표이사..누구?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남동생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의 이광형 대표이사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이 대표는 17대 대선이 있던 지난 2007년 EG가 박근혜테마주로 분류되어 주가가 급등하자 12만주를 팔아치운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진데요. 18대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EG 주가가 박근혜테마주로 엮이면서 급등하자 지난해 12월 16만여주를 5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아 86억원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이밖에 수년 동안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던 오너나 대표이사들이 대선을 앞두고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광명전기 조광식 대표, 오픈베이스 정진섭 대표, 아가방컴퍼니 김욱 회장이 이에 해당합니다. 광명전기와 오픈베이스는 안철수테마주, 아가방은 박근혜테마주로 분류됩니다.
광명전기 조 대표는 지난 2004년 광명전기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인 이후 한번의 매도 없이 총 626만2088주까지 모았습니다. 지분으로 치면 15%가 넘는데요.
이 지분을 작년 12월 말께 301만주를 94억9320만원에 처분했습니다. 8년 만에 보유지분의 절반 가량인 8%를 한번에 팔아치운 셈인데,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첫 매수 당시 주가에 비해 5배 이상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오픈베이스 정 대표 역시 마찬가집니다. 최근 3년 간 지분을 조금씩 사들여 작년 3월 39%까지 확보했던 정 대표는 올해 2월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석달에 걸쳐 15% 가량의 지분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거뒀습니다.
김욱 회장은 지난 2002년 첫 지분 취득 이후 2004년부터 약 1만원 대에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580여만주까지 지분을 늘렸지만 올해 초 주가 급등에 따라 62만주를 주당 1만7000원 가량에 팔아 108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넣었습니다.
앵커: 이들이 팔고 나면 당연히 주가는 영향을 받겠군요. 개인의 재산권 행사라고는 하지만 비이성적인 주가급등을 틈타 제 배만 불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
이런 사례 말고도 주가 급등을 틈타 대거 자금조달에 나서는 테마주들도 있다고 하던데, 그건 왜 그런거죠?
자막: 내친 김에 자금조달까지..우리들제약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주가 급등을 틈타 자금조달에 나서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가가 평소보다 높은 상황에서 증자를 결의하면 주당 발행가를 평소보다 높이 책정할 수 있어 보다 많은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게 때문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친분 덕분에 문재인테마주로 분류되는 우리들제약이 대표적 사례인데요,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 유증을 통해 신주 1100만주를 발행해 107억원을 조달했습니다.
문제는 발행갑니다. 발행가는 974원에 책정됐는데요, 9월14일 3570원까지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싼 값이지만, 거품이 끼기 전 올 초 주가 466원에 비해선 두배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이밖에 또다른 문재인테마주인 유성티엔에스도 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신주 500만주를 주당 3400원에 발행해 170억원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바른손 역시 지난 6일 1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