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취득세 인하를 통해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은 부동산 정책의 근간을 다시 흔드는 것으로서 이것이 또한 대한민국 1%를 위한 신종 부자감세가 되어선 안된다. 또 취득세 감면으로 지방정부의 재정이 매년 2∼3조가 감소할 것”
지난 해 3.22대책 발표 후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밝힌 취득세 감면 반대 이유다. 정부는 지난 해 3.22대책을 통해 취득세를 50% 감면키로 했다. 9억원 이하 1가구1주택의 경우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2%로 인하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같은 상황이 최근 재방송처럼 재현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는 취득세·양도세 감면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에도 정부는 9억원 이하 1가구1주택의 경우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2%로 인하키로 했다. 지난 해 3.22대책에 따른 취득세 감면 범위와 똑같다.
이에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9억원 이상의 집을 사는 사람들까지 취득세를 감면해줄 경우 지방세수만 줄어든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은 사실상 부자감세”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3.22대책 반대 사유와 대동소이하다.
지난 해 야당은 정부가 지방 세수 부족분을 보전해주기로 하면서 감면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표면적 이유는 지방세 부족분 보전이었지만 4.27 재보선을 앞두고 분당 등 표심을 의식해 당론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컸었다. 올해에는 12월에는 18대 대선이 치러진다. 같은 상황이 순차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 통과 여부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과는 달리 시장에서는 취득세 감면 도입을 낙관하고 있는 분위기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한쪽 의견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시행 시기 지연에 따른 거래 공백을 우려했다.
대치동 T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시행한다고 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대선을 앞두고 한쪽 의견을 무시하고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업계 전문가는 “부자감세라는 명목으로 야당의 반대는 예상됐던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조세형평성을 고민했다는 명분과 지방 세수를 보전하고 극도로 위축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데 기여했다는 실리를 챙길 것”이라며 시행을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