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집 日 진로 사장 "10억엔 소주 공장 인수"

2017년 3000억원 수출 기업 재도약 '자신'

입력 : 2012-09-2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10억엔(한화 143억여원) 정도 규모의 일본 소주 공장을 인수할 의양은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일본 현지 법인 진로(주)의 양인집 사장(하이트진로 해외총괄 사장 겸임.사진)의 포부는 거대하다.
 
양 사장은 "2017년까지 일본 진로를 수출 3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주류 회사로 성장시키고 상장도 추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양인집 사장을 만났다. 폐쇄적인 것으로 유명한 일본 주류시장에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그의 표정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지난 5월 하이트진로(000080) 해외사업부문 총괄 사장에 취임한 양 사장은 하이트진로의 일본 주류시장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2007년 진로 사장으로 하이트진로의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끝내고 본격적인 사업 강화에 앞장섰다. 이 기간 일본 주류 시장은 6% 이상 줄었지만 진로는 매출 235억엔을 달성하며 약 240% 성장했다.
 
반면 일본 주류시장은 장기 경제 불황의 여파로 1995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갇고 있다. 1995년 4조8369억엔하던 규모는 지난해 무려 37% 하락한 3조7357억엔으로 주저앉았다.
 
현재 하이트진로와 일본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진로는 9위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중 TOP10에 유일하게 진입했다.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비결을 양 사장은 "진로는 일본에서 더 이상 소주회사가 아니다"며 "종합 물류회사로의 틀을 갖추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결과가 결실을 맺은 셈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소주 제품인 참이슬, 맥주제품 드라이피니시 d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일본 시장을 겨냥한 한정품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맥주, 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이 그것. 매년 축소하는 시장에서 성장하는 주류기업의 세계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다. 이런 분석은 일본 주류 업계와 경제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양 사장은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진로의 240% 성장에 막걸리의 성공을 첫번째로 꼽았다. 한국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판매면허가 없어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시장에서 막걸리 열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꼽힌다.
 
양 사장은 매년 축소하는 일본 주류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장르를 선보일까 고민하다 한일간 교류가 많아지고 건강을 생각해 저알코올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막걸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2009년 일본 시장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막걸리라는 술을 아는가. 마셔본 적은 있는가 등을 조사했는데 알고 있는 소비자가 60% 가량인 반면 알고 있는 외국계 주류 브랜드에 진로가 2위에 나왔다는 결과나왔습니다"
 
물론 진로에서 막걸리를 생산하지 않았지만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주류 브랜드로 진로를 떠올린다면 막걸리로 승부를 걸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막걸리가 없던 시장을 진로가 만든 사례다.
 
진로는 일본에서 소주로 알려졌지만 매출에서는 맥주가 당당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일본 사람이 한국 맥주를 마시겠냐, 쪼그라드는 시장에 투자해 뭐하냐, 이런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시장을 뚫다 보니 길이 열렸습니다"
 
그는 "일본 주류 시장의 2/3를 차지하는 맥주시장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한국 맥주가 일본 맥주에 비해 못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 하이트진로의 일본 시장 전체 판매량의 48%를 맥주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은 위축돼 있고, 산토리와 손잡은 국내 라이벌(롯데주류)의 추격도 부담이다.
 
하지만 그는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일본 시장의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종합주류기업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양 사장은 "우선 일본 시장에서의 소주 시장 확대를 위해 일본 현지 소주 생산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나 하게 된다면 10억엔 정도의 규모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해외사업 총괄 사장이 되면서 일본에 이어 중국과 베트남, 호주, 미국 등을 잠재고객으로 삼고 있다"며 "공격적인 사징 개척, 사업모델 개발,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오는 2017년까지 지난해 해외매출 100% 성장 목표를 정하고 수출액 3000억원 달성 수출 비중 18% 이상 확대를 목표로 글로벌 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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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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