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내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재정이 4조원에 육박할 예정이다. 예산과 기금을 합친 문광부 재정은 전년대비 6.44% 늘어난 총 3조 9590억원으로 편성됐다.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확정 의결된 내년도 정부예산 총액은 342조 5000억원이다. 이중 문화부 예산은 전년비 2396억원 늘었다. 이같은 규모는 정부예산 전체 증가율인 5.3%를 약 1.1%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문광부 재정 중 예산은 올해보다 5.4% 증가한 2조 2057억원, 기금은 올해보다 7.8% 늘어난 1조 7533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중 한류예산이 전년대비 23.9% 늘어난 3190억원을 기록해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냈다.
예술인 복지법 시행에 따라 예술인 창작 안전망 구축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예술인, 단체에 대한 지원 규모가 증가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문화 재정지원 일자리도 늘어난다. 문화부는 전년비 35.1% 증가한 1만 8725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융자 및 자금지원은 53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밖에 관광부문 예산은 1조 466억원, 체육부문 예산은 9735억원을 기록했다.
◇문화예술 예산 늘어..한류 예산 강화
부문별로는 문화예술 예산이 전년대비 5.4% 증가한 1조14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류 예산이 강화됐다.
문광부는 최광식 장관 취임 이후 발표한 한류의 3대 발전 방안에 따라 대중문화콘텐츠 외에 예술, 관광, 체육, 전통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원해 지속가능한 한류 확산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대표적인 한류사업인 한류 진흥 사업 예산은 전년보다 16억원 늘어난 87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새롭게 출범하는 한류아카데미 사업과 전통문화의 세계화 사업에는 각각 9억원과 10억원이 책정됐다.
한글 가치의 확산 사업에는 66억원, 국악 등 전통문화 지원 사업에는 108억원이 투입된다. 또 공연예술 분야에 294억원이 투입돼 한류의 장르 다양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고궁 및 역사문화 관광상품화에 90억원, MICE(국제회의·컨벤션·전시) 산업 육성에 215억원이 투입된다. 체육 분야에서는 태권도 세계화 사업 확대, 개도국 스포츠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신규 추진해 반한류 감정의 차단을 모색할 방침이다.
한류 예산 외에는 문화예술인과 단체 지원이 눈에 띈다. 지난해 통과한 예술인 복지법에 따라 창작안전망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창작 준비금 지원, 취업 프로그램, 교육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책정된 예산은 70억원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취업지원 교육프로그램으로 실업 예술인 1500명에 대해 직업훈련 교육비 및 참여수당 월 20만원을 지원한다. 창작준비금 지원 사업에서는 창작예술인 900명 대상으로 3개원간 월 100만원을 지원한다.
이날 브리핑에서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다"면서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단체 지원은 전년대비 22% 정도 확대됐다.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 중 예술의전당은 전년대비 약 30억원 늘어난 82억원, 한국공연예술센터는 21억원 늘어난 64억원, 서울예술단의 경우 10억원 늘어난 4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또 지난 4년간 국립 단체 중심의 지원이 많았다는 지적에 따라 민간 공연예술 활성화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을 초기부터 지원하는 창작팩토리 사업 예산은 전년대비 2배 늘어난 40억원에 달하는 등 공연예술 활성화 사업 예산이 53억원에서 95억원으로 늘었다. 문광부는 "앞으로는 공공과 민간에서 조화롭게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단체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문화 재정지원 일자리도 전년대비 35% 늘어난다. 문화부는 예체능계 대학 졸업생의 취업을 도와 1만8725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장만족도가 높은 스포츠강사를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 배치해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콘텐츠 산업 예산 증가세는 미약
반면 콘텐츠 산업 예산의 경우 전년대비 0.4% 늘어난 5363억원에 그쳤다. 이같이 정부가 소극적으로 예산을 편성함에 따라 위험도 높은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광부 관계자는 "해당 예산이 총량으로 볼 때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글로벌 펀드가 올해로 종료되는 데 따른 영향이고, 정부 계획에 따라 내년 모태펀드 문화계정에 400억을 새롭게 받은 것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4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 문화계정 외에 영화계정에는 올해보다 50억원이 증가한 100억원을 추가 출자할 예정이다. 또 신규로 설립되는 콘텐츠 공제 조합에는 10억원이 투입돼 영세 콘텐츠업체에 초기자금으로 지원된다. 콘텐츠 완성보증 계정에는 20억원을 추가 출연한다.
◇관광 예산 첫 1조원 돌파..체육 예산도 국제대회 덕분에 증가
관광 부문은 1조 4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5% 증가하며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문광부는 외래관광객 천만 명 시대를 맞아 수용태세를 개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역 관광자원 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숙박 규제 완화에 이어 관광수용태세를 개선하기 위해 관광산업 융자를 15.2% 대폭 확대해 3500실의 숙박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중부내륙권 관광개발 사업 신규 40억원이 투입된다. 이밖에 3대 문화권 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 해안권 광역 관광개발 사업 및 지리산권 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체육 부문은 9735억원으로 12.8% 늘었다. 국제체육대회 개최 지원 덕분에 전년대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6개 경기장, 9개 진입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예산이 1000억원 투입된다. 또 2015 광주 U대회,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등에도 일정 수준의 지원이 이뤄진다. 전문체육 지원 강화를 위해 국가대표 선수의 국외전지훈련 체제비, 후보선수의 합숙훈련 식비 지원도 인상할 방침이다.
이번 문광부 예산 편성과 관련, 곽영진 1차관은 "재정 건전화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도 정부 예산 중 문화재정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시대적 흐름이다"라면서 "확보한 예산들이 적절하게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