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가 내년도 혁신형 제약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예산으로 80억원을 책정하자 업계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지원 예산이 예상보다 적게 책정됐고, 해외인력 영입시 예산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 시행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0일 제약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책정에 업계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등 7개 복지사업 관련부처들과 '2013년 복지분야 예산안'을 발표하고 보건의료 R&D 투자지원 예산 4362억원 중 80억원을 혁신형 제약기업 R&D 지원 예산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예산안에 혁신형 제약기업 지원 항목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산안에 혁신형 제약기업 지원이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며 "첫 해인 만큼 이번 예산안 마련은 하나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측은 정부의 이번 예산 발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와 이번에 책정된 예산이 약가인하분이나 매출손실분을 상쇄할 수준이 아니란 것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제공하려는 인센티브가 약가인하분이나 매출손실분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80억원을 1개 기업에 몰아줘도 부족한데 40개가 넘는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지원 예산이라 하니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해외인력 영입 지원금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복지부는 앞서 혁신형 제약사가 해외인력을 영입할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해 주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당초 기획재정부에 제약업계 인력확충 지원예산으로 80억원을 요구하고, 그 중 40억원을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예산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제약업계 전체 인력확충 지원 예산으로 39억원이 편성되면서, 사실상 정부의 혁신형 제약사 해외인력 영입 지원은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39억원을 제약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과 현지컨설팅, 해외전문인력지원 등에 쪼개 써야 한다"며 "정부가 혁신형 제약사 해외인력 영입시 최대 1억원을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복지부는 정부 예산안이 다음달 국회를 통과하면 업계 관계자들과 미팅을 통해 활용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무엇을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지 논의해 지원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