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올 가을, 부동산 성수기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에서 거래가 사라졌다. 불볕 더위와 태풍에 시달렸던 여름철보다도 거래가 적었다. 정치권에서 취득세 감면 시행 여부를 놓고 알력다툼을 하는 사이 시장은 아사 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시에 신고된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2027건이다. 여름 비수기인 7월 2720건, 8월 2109건보다 적다.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9월 거래량이다.
특히 강남권의 거래 침체가 심각했다. 9월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각각 97건, 67건이 신고됐다. 지난 해 말 취득세 감면 종료 여파로 거래가 급감했던 1월(강남 141건, 서초 106건)보다 거래가 적었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은 “시장 침체도 침체지만 취득세 감면안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며 “정부가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취득세 통과를 미리 발표하는 바람에 매수세가 대기 상태로 돌아서 버렸다”고 분석했다.
거래 부진에 가격 반등에도 실패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달보다 0.6% 떨어졌다.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8월 6억6000만원에 거래되던 강남구 개포주공6단지 전용 73㎡는 6억4000만원으로 하락하는 등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한편 10월 거래량은 취득세 감면 적용일이 확정됨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전히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취득세 감면 일몰(12월 31일) 직전까지 매수 타이밍을 늦출 것으로 보인다.
개포공인 채은희 대표는 “대내외적 여건상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자들이 미리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해에도 그랬듯이 취득세 감면 종료 시점까지 분위기를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