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지난 7월 이후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반등했던 정유주들이 최근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유주의 약세는 지난달 중순 이후 유가가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3분기 실적호조 기대감이 희석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KRX에너지화학 업종지수는 지난달 17일 고점인 2417.94 대비 4% 가량 하락한 상태에서 횡보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 업종의 부진한 주가흐름은 국제유가 약세와 맞물려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4일 배럴당 115.41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4일(현지시각) 106.33달러로 7.87%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99달러에서 91.71달러로 7.36%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정유업종의 향후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정유3사의 3분기 평균 매출액이 전분기대비 1.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유가상승에 따라 재고이익이 발생했고 정제마진이 견조했다"고 분석했다.
월평균 두바이 유가가 지난 6월 94달러에서 9월 111달러로 17달러 상승하면서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한데다, 정제마진이 2분기 배럴당 3.2달러에서 3분기 평균 10.8달러로 상승해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이란 설명이다.
곽 연구원은 "11월부터 난방유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고, 지정학적 이슈도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가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연말까지 정유주의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설과 사우디 증산 우려 때문에 최근 유가가 급락했지만 공급에 차질이 없는 상황인데다 전략비축유 방출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동의 정정불안과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에 따른 유가상승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시기여서 정유주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정유주의 실적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란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주의 3분기 주가 상승은 흑자 전환과 겨울철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호조 기대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고, 유가상승이 둔화되면서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소폭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을 감안해도 미국과 석유수출기구(OPEC)의 원유생산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며 "향후 정유주 주가는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