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8일 국정감사가 증인채택문제로 일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가 갈등을 겪으면서 의원들의 질의응답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파행운영되고 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오전 10시에 시작된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최태원 SK그룹회장과 최지성 삼성 부회장 등 대기업총수와 임원,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대기업 일가몰아주기와 관련해 대기업 총수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재판중인 최 회장 등을 부를 경우 재판에 영향을 줄수 있으며, 야당이 불필요한 정치공세를 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경제민주화가 대선 화두로 된 상황에서 재벌기업의 대표적인 관행인 일감몰아주기와 관련된 질문을 위해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신청했다"며 "법적,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반드시 증인신청 요청을 받아들여야한다"고 주장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과거에 총수들을 국회에 불러서 호통치는 모습이 있었지만, 19대 국회의 바뀌는 모습을 위해 이번에는 총수가 아닌 실무담당 고위 임원을 증인으로 하는게 낫겠다"고 말했지만, 야당간사인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새누리당이 말로만 경제민주화를 외칠 게 아니다. 증인채택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문제를 폭로한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에 대해서도 의견은 분명하게 엇갈렸다.
나성린 의원은 "안원구씨는 이미 특검받았고 세차례 검찰수사를 받았다. 도곡동 땅 질의 안하겠다고 하지만, (야당의원들이) 안하겠냐"며 "그사람은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정책국감과 관계가 없다. 자칫 현직 대통령에 대한 흠집내기가 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김현미 의원은 "오늘도 김경준씨가 책을 썼다는 보도가 있더라. 도곡동 땅 문제는 이명막 대통령의 감춰진 비밀문제이고 대통령에 당선 됐기 때문에 5년간 잠정적으로 감춰져 있는 진실"이라며 "국정감사에는 정치적인 사안도 있고 정책적인 사안도 있을 수 있다. 증인문제는 표결을 해서라도 매듭짓고, 국감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증인채택문제로 갈등을 겪은 곳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환경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환노위에서는 이석채 KT회장의 증인채택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 개회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5일 환경부 국감 때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이 '이석채 KT회장 증인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은 기업살인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서용교 의원은 "(민주통합당은) 증인신정과정에서 당론이 아닌데도 새누리당의 7명의 의원이 마치 모두 KT를 비호하는 당처럼 틀을 지어 말했다"며 "앞으로는 표현을 가려서 해달라"고 요구했고, 같은 당 김상민 의원도 "은 의원께서 새누리당 전체에 있는 의원들이 노동자편이 아니고, 부당한 것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발언하시는데 이처럼 오해가 될 수 있는 말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수미 의원은 은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저에게 먼저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제가 말한 정확한 내용은 '266명이 죽고 이 중 16명이 자살한 불법적이고 부당해고프로그램이 작동한 이 일에 대해 이 회장이 양심선언까지 했는데 이를 반대한다면 새누리당은 기업살인에 동조한 것이다'였다"며 이 회장을 반드시 증인석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성태 의원과 은수미 의원이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의사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신계륜 상임위원장이 국감 시작 40여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