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간 발주한 100억원 이상 대형 공사 중 44건이 최초 계약 당시 보다 공사비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금액만 1107억원이다.
민주통합당 문병호 의원은 8일 LH 국정감사에서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불어났으며 이 공사의 60% 이상이 아파트 건설, 부지조성 등 분양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사"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LH가 최근 3년간 발주한 100억원 이상 대형 사업 155개 중 3분의1 규모인 54개 사업이 최초 계약과 공사비 달라졌다.
이중 공사비가 오히려 감소한 사업은 '특전사 영외숙소 이전사업' 등 10개 106억원 규모며 나머지 44개 사업은 공사비가 인상됐다. 공사비 인상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건설사는
대우건설(047040)(197억원)과
현대건설(000720)(177억원)이었다.
문 의원은 공공발주공사 공사비가 증가되는 원인으로 '설계비변경=공사비 증액'이라는 현장 관리자의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를 관리해야할 감독관청도 업체들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시공자가 요청할 경우 감리를 통해 그대로 설계변경을 용인하는 관행도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사용하는 설계변경이라는 용어는 설계도면이나 설계시방서의 변경뿐만 아니라 물가 변동에 의한 계약금액 조정도 포함된다. 따라서 물가변동도 설계변경과 같이 시공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리는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문 의원은 "설계변경 등 공사비 부풀리기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차단할 수 있는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이 건설사의 수익창출의 도구로 활용되는 불합리함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표준도면, 표준설계기준 마련으로 임의적인 설계변경을 통해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