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지난 3년간 은행 직원들이 고객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조회하다 적발된 건수가 1만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민주통합당)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신용정보 불법조회 현황 및 제재내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월 신용정보법 개정 이후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년간 동안 1만5085건의 부당조회 사실이 적발됐다.
정부는 2009년 4월 신용정보법 전부개정을 통해 상거래 목적 이외의 개인신용정보 이용에 대한 제재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2010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은행의 고객정보 조회를 중점 검사해 은행직원 243명이 개인적 목적으로 고객정보를 조회한 사실을 적발하고 당사자 및 관리자 포함, 262명을 제재했다. 해당 은행에는 450만~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개인신용정보 불법조회 현황 및 제재내역
(자료 : 금융감독원, 김기식 의원실)
불법 고객정보 조회 건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신한은행(35.1%)과 씨티은행(32.2%)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13개월 동안 5300건이 넘는 부당조회 사실이 적발됐고, 문책과 감봉 등 징계를 받은 직원도 2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식 의원은 "은행의 도덕불감증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감독당국의 솜방망이 제재와 매우 낮은 과태료 책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치 대상자 262명 중 문책은 36명(13.7%), 감봉은 9명(3.4%)에 불과했다.
기관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600만원 이하'(신용정보법 52조)로 제한돼 있어 8개 은행(우리은행 제외시 7개)의 1만5000건의 부당조회에 부과된 과태료는 총 35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개인정보 부당조회에 대한 제재기준을 보다 강화해 중징계가 이뤄지도록 하고 부당행위 정도가 크면 검찰 고발까지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시 신용정보법과 금융실명제법 위반에 대한 과태료 상향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이 은행 직원의 자기계좌조회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며 "최소한 고객 본인이 자기계좌 조회내역을 해당 은행에 요구할 경우 조회내역 제공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