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이 장기표류 상태로 돌입했다.
16일
현대건설(000720)에 따르면 올초 현대건설 임직원 20명이 포함된 GBC태스크포스(TF)팀을 현대건설 사옥 8층에 구성했으나 약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지난달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임원회의에서 "요즘 경기 상황도 어려우니 뚝섬 GBC 건립사업을 무리해서 추진하지 말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삼표래미콘 공장 부지 2만7830㎡에 110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인 GBC 사업은 그동안 그룹의 건설 부문을 담당한 현대엠코가 맡아왔으나 수년째 표류되자 지난해 초부터 그룹에 합병된 현대건설이 사업을 이어 받았다.
현대건설은 그러나 올초 야심차게 GBC TF팀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서울시와 인허가를 포함한 공공녹지 사유화에 따른 파장, 기업 개발이익 등의 난관에 부딪히며 9월초 결국 TF팀을 해체했다. GBC TF팀은 각 부서로 발령이 나 오는 17일부터 본 업무로 돌아가게 된다.
GBC 건립사업이 표류한 이유는 지난 4월 국토해양부가 주거·상업 등 용도지역간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국토계획법을 개정하자 서울시가 이에 대응해 초고층 빌딩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는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의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뚝섬 GBC 건립을 포함해 서울시 개발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벌이고 있다"며 "서울숲이 있는 뚝섬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공원의 사유화에 따른 문제는 물론 특정기업에 대한 개발이익 등의 특혜논란이 일수 있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GBC 건립이 정몽구 회장의 마지막 숙원 사업으로 불리는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쪽 GBC TF팀은 해체됐지만 현대엠코에서는 기존대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국내 경기상황과 차기정권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면서 천천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고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아무리 확고해도 이 사업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고 전망해 사업표류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