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보험사 아직은 '쓴맛'..영업익 적자 '행진'

해외진출 초기 단계..사업비 지출 커 손익악화 불가피

입력 : 2012-10-17 오후 4:58:54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잇따라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탈피, 해외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행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의 영업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진출 초기 단계다 보니 사업비 지출이 커 손익악화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보험사인 '멀티콜' 인수를 추진 중이다.  멀티콜은 인도네시아 45개 보험사 중 42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형 보험사로 인수금액은 1300만달러(약 14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2억4000만명) 가운데 보험 가입자가 5% 미만에 불과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판단이다.
 
한화생명은 또 연말부터 중국시장에서도 본격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설립인가 획득 및 중국 저장성 국제무역그룹과 합작생보사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구체적인 법인설립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최근 중국 쓰촨에 중국 내 합작사인 중항삼성의 분공사(지사)를 설립했다. 쓰촨 분공사는 베이징 본사·톈진 분공사·칭다오 분공사에 이은 중국 내 4번째 영업망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뉴욕, 베이징, 도쿄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하기 위해 주재사무소를 두고 시장조사에 나선 상태다.
 
현재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 생보사들은 이미 베트남·중국·미국 등 5개국에 진출해 총 8개 점포(현지법인)를 운영 중이다.
 
손해보험사들도 중국에서 지난 5월 허용된 자동차보험 책임보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중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손보사들은 책임보험을 제외한 종합보험만 판매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중국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상위권 손보사들은 시장 확대에 발벗고 나선 모습이다.
 
삼성화재는 중국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내 지점이나 고객 DB가 부족한 만큼 온라인 시장을 통해 판매채널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도 자동차보험의 책임보험 시장 진출이 가능해진 만큼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영업, 마케팅, 판매채널을 더 이상 확대하는 것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특히 중국 자동차 보험 시장 같은 경우 외국계 회사로서는 규제 때문에 시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단계였는데 지난 5월 규제가 풀렸으니 손보사들 입장에선 신시장이 열린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해외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의 영업실적 성적표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2년도 생보사 전체 해외점포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250만달러로 전년 동기(58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손보사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2011년은 홍수, 대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로 인해 역시 사상 최대의 순손실을 봤다.
 
삼성·현대·동부 등 6개 손보사 해외점포는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 4724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7000만달러 가까이 수익이 줄었다.
 
2010회계연도 2265만달러의 당기순이익에서 무려 308%, 4배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아직 해외 진출 초기 단계다 보니 사업비 지출이 커 손익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마련한 지원대책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지원방안을 본격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영 기자
이지영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