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감)'금융기관 맞아?'..농협銀, 부실 '백화점'(종합)

입력 : 2012-10-18 오후 4:48:01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국회의원들이 농협 국정감사장에서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의 총체적인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3월 신경분리 이후 출범한 농협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이 부실경영과 직원비리 등이 만연해 아직도 금융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18일 열린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의 직원비리와 피싱 사이트,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대출 등을 문제 삼았다.
 
김승남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총 174건으로 38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중 내부직원의 횡령·유용이 65.5%"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은행업무의 기본지침인 금융실명제나 금융거래 비밀보장 의무 등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도 18.6%"라며 "근무기강을 바로잡고, 불법행위가 원천적으로 방지될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민주통합당 의원 역시 "금융사고로 징계를 받은 농협은행 직원 148명으로, 직원 한 명당 4억2500만원을 빼돌린 셈"며 "고객이 고스란피 피해를 떠안은 금액이 436억8100만원에 이른다"고 질타했다.
 
이어 박 의원은 "금융사고 종류도 횡령, 사금융 알선, 선물투자, 금품수수, 대출금 편취, 송금오류, 고객인출 등 다양하다"며 "대출금, 고객예금 등을 횡령한 액수도 192억9천만원이나 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농협은행의 피싱사이트 문제도 지적됐다.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3~9월까지의 농협 피싱사이트 적발건수는 2098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90배나 증가했다"며 "지난 9월까지 피해현황도 지난해에 비해 20억원 이상 늘어난 151억8900만원"이라고 지적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농협의 전기통신금융사기 건수가 1만2878건에 이른다"며 "농협계좌에서 발생한 전기통신금융사기 비중이 사고건수 기준 34.7%, 피해금액 기준 20.4%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신충식 농협은행장은 "피싱 적발건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권 전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피해자 구제에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민수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농협은행이 지출한 피해구제 금액은 227억8700만원으로 실제 피해액의 절반 수준"이라며 "피해보상을 요구한 50건 중 피해보상요구를 수용한 건수도 22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피해자가 민원을 제기한 내용을 보면 농협이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미흡했던 상당수"라며 "보이스피싱이 발생한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의 부동산 PF대출 부실 문제도 불거졌다.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농협의 부동산 PF 대출은 올해 8월말 기준 4조1154억원으로 시중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고정이하(부실채권) 대출도 1조703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716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저축은행의 부실화를 키운 원인이 PF대출의 부실화에 있다"며 "농협의 투자실패는 농민과 조합원들의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꼬집었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농협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금액은 2012년 8월 기준으로 5931억원"이라며 "신한·국민은행의 2배, 우리은행의 3배, 하나은행의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 의원은 이어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만큼 리스크 축소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적받은 내용들은 내부 검토를 통해 시정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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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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