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18일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때아닌 '예의' 논쟁으로 설전을 벌였다.
설전은 전해철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 순서에서 시작됐다. 전 의원은 여당의원들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한 부산저축은행 관련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이를 방어하는 발언을 했다.
이 때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실소를 터뜨렸다. '건방지게'라는 말도 했다. 이를 문제 삼아 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포문을 열었다.
전 의원은 "여당 간사께서 동료의원이 질의하고 있는데 조소를 하고 '건방지게'라는 말을 하는 것은 자못 심각한 일"이라며 "한 건이 아니고 계속적으로 선두에 서서 모욕적으로 여러 얘기를 하고 있다. 다른 의원들은 몰라도 간사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거들었다. 박 의원은 "권 의원은 전 의원 질의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이 나오면 피식피식 웃고, 급기야 '건방지게'라고 했다. 동료 의원에 대한 태도로서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이 내용(권 의원의 표현)은 전에 저도 들은 바 있다. 권 의원은 법사위 소위원회에서 티타임 중에 권 의원으로부터 '나이도 어린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며 권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측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나서서 맞받았다. 그는 "두 의원들께서는 청와대 계실 때 같이 있었기 때문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문 후보 얘기만 나오면 사사건건 태클을 걸기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그런 지적을 할 때에는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 태도 자체가 선배 의원에 대한 태도가 아니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권 의원은 올해 52세로 2선 의원이다. 전 의원은 50세, 박 의원은 49세로 두 의원 모두 초선이다.
이어 설전의 빌미를 준 권 의원이 입을 열었다. 그는 "전 의원에 대한 답변을 하고 싶지 않다. 제 의견을 말하겠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제가 피식 웃은 건 사실이다. 발언을 들으면서 피식 웃을 수 있다. 그건 내 자유다. 그것을 보고 기분 나빠한 전 의원이 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전 의원은 문 후보에 관한 질의가 끝나면 계속 반복해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의원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 거짓 여부는 수사해보면 안다. 단정적으로 거짓말쟁이로 말한 전 의원이 먼저 동료 의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전 의원이 짧게 말하라고 하자 "조용히 하라"며 "간사한테 가르치듯 하는데 기분 좋게 들을 사람은 없다. 국회법상 간사는 새누리당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전 의원의 독단 견해에 따라 여당 간사가 움직이라는 것도 동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격앙되자 박영선 법사위원장과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이 나서 진화에 나섰고 감사는 다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권 의원은 자신의 질의순서가 돌아오자 "'건방지게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정중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