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보험사 대면판매 설계사들이 '울상'이다.
기존 오프라인 보험사들이 온라인 보험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지난해 3700만명을 넘어선 데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가 매년 10% 이상 증가, 보험사들의 온라인 시장 진출이 불가피해지면서 설계사들의 영업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 앞다퉈 온라인 시장 문 두드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면채널과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만 상품을 판매하던 보험사들이 앞다퉈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달 중 금융감독원에 온라인 생보사 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온라인 생보사를 통해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터넷에 익숙한 20~30대를 위한 온라인 보험사를 별도로 만들 방침”이라며 “기존 교보생명과 겹치지 않는 상품으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도 판매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 생보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7월부터 가입자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인터넷 전용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섰다.
IBK연금보험도 올해 들어 인터넷을 전용 창구로 연금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손보업계에서 온라인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다이렉트 전업사 지분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렸던 LIG손해보험도 온라인 차보험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LIG손보는 올 상반기 관련 상품을 개발해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요청했다. 상품 신고·수리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온라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매년 온라인 차보험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직접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온라인 보험시장 급성장..설계사는 ‘울상’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급성장세를 거듭해 30%까지 육박했다.
지난 2010년에는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 8월 말 기준 점유율이 27.7%까지 뛰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보험가입은 절차가 간편하고, 설계사 수수료 비용 등 사업비가 절감되기 때문에 보험료가 15%가량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려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이 확대됨되면서 대면판매를 통해 수수료를 받았던 설계사들은 영업활동 위축이 예상되자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로 보험사 대면채널인 설계사 판매 비중은 2008회계연도 39.7%, 2009회계연도 30.2%, 2010회계연도 23.2%, 2011년 22.1%, 2012년 6월말 현재 19.3% 등으로 판매 비중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생보사 설계사는 “요즘 온라인 상품 보험료가 워낙 저렴하다보니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줄어들어 먹고살기 힘들어 졌다”며 “손보사의 경우 매년 갱신하는 자동차보험이 좋은 미끼 상품이었는데 이젠 고객들이 보험료가 싼 다이렉트 상품만 찾는 추세“라고 토로했다.
다른 생보사 설계사는 "상품 가격이 훨씬 저렴한 온라인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니 고객들은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싼 채널을 택하게 된다" 면서 "가뜩이나 지난 4월 설계사 수수료 개편으로 당장 매달 수입이 줄어들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요즘은 고객 한명 끌어 들이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어예 설계사를 그만 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어났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