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최근 2~3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이끌던 부산과 대전의 기세가 예전과 같지 않다. 30%씩 급등했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반면 장기간 침체에 허덕이던 수도권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불황에 따른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 양도세·취득세 감면, 국지적 개발 호재 등으로 서서히 거래시장에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부동산 쌍두마차 부산·대전 지쳤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년말 대비 부산 아파트값은 0.4% 하락했다. 지난해 19.7%나 상승했던 기세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특히 부산에 명품 주거지로 급부상한 해운대구는 2.9% 떨어지며 전반적 약세를 견인했다. 공급 부족과 과학벨트 지정으로 작년 16.6% 상승했던 대전 역시 올들어 1.5% 하락했다.
울산(8.4%)과 충청권(6.6%)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약세는 공급 확대와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풀이된다. 부산과 대전 아파트값은 역대 최고점을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114 이영래 경남지사장은 “부산은 2008년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 아파트가격은 고점까지 올라왔다”며 “호황기 때 집중 분양했던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해 공급까지 늘며 약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반전 요건 완비, 남은 건 매수심리 뿐?
반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장기 침체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과 전세가율 상승, 세제 감면 등이 맞물리며 곳곳에서 거래가 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매수심리 위축세가 풀리지 않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거래 시장에서는 온기를 확인할 수 있다.
23일 현재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주택거래 총 신고건수는 2397건으로 9월 한달 거래분 2116건을 초과했다.
또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며 전세값은 점차 집값에 가까워지며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9월 현재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55%로 지난 2003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사이 전셋값이 1000만원 이상 오른 아파트는 33개 단지에 달하는 등 최근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지역내 2000억원의 경제효과와 수천여명의 상근수요를 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송도 그린워크 송재호 소장은 “송도 내 대부분의 아파트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여있었는데 특급호재로 일순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가온AMC 이정찬 대표는 “세제 감면, 공급부족으로 인한 전세값 상승, 매매가 장기 하락 등 수도권 주택시장에는 반전요인이 많다”면서 “요건은 갖춰졌지만 남은 것은 매수자들의 시장 참여 의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