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정유 대표주자로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장기화된 대내외 경기침체에도 주력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의 활약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움츠렸던 어깨를 폈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액 18조5067억원, 영업이익 648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분기 영업적자 1030억원을 딛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해선 영업이익이 24.7% 감소한 탓에 정상궤도 진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일단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에 한숨을 돌리며 탄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다만 정유와 화학의 선전과는 달리 윤활유 사업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 내심 고민이다.
SK에너지는 3분기 21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줄었지만, 2분기 영업적자 4597억원보다 6740억원 증가한 수치로, SK이노베이션 흑자전환의 첨병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2% 증가한 14조3668억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40억원 소폭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6월말 배럴당 96달러까지 내려갔던 원유가격이 9월 11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3분기 매출액 3조769억원, 영업이익 24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 15% 감소한 성적이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아로마틱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형성돼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아로마틱 계열 제품과 PX(파라자일렌)는 3분기 이후에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여기에다 현재 건설 중인 싱가폴의 주롱 아로마틱(방향족) 공장과 울산의 NO.3 PX 생산시설이 2014년 2분기부터 본격 가동되면 실적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SK종합화학이 비록 작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분기 대비 52% 상승했다"며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서도 3분기 선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다소 아쉬운 3분기 실적에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전문 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가 큰 몫을 차지했다.
SK루브리컨츠는 3분기 매출액 7715억원, 영업이익 10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6% 감소했다.
업계는 지난 5월 증설한 윤활유 공장을 매출액 상승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반면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장기화된 경기불황에 따른 판매부진 등이 반토막난 영업이익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신흥국들의 수요 증가로 4분기 정제마진이 양호하고 아로마틱 계열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정유 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4분기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