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효성 등 캐피탈사 신용등급 '호조'

입력 : 2012-10-29 오후 2:52:28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한국·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경기 침체에 따른 저신용·저소득층의 채무상황능력 저하와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국내 할부금융업계가 부진한 상황에서 해당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
 
29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캐피탈의 제267-1회 외 선순위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했다. 등급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또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캐피탈의 제97회 외 선순위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도 'A+' 평가하며,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도 한국캐피탈과 효성캐피탈의 무보층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각각 'A-', 'A+'로 평가하며, 등급전망 역시 ‘긍정적’,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신용위험이 낮은 부분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수익기반이 확대된데다 대주주의 높은 지원가능성에 따른 양호한 재무유동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캐피탈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선박리스 등 경기민감 자산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신용위험이 낮은 리스·할부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올해 6월말 현재 한국캐피탈의 총채권(관리기준) 규모는 8770억원으로 운영자금대출 위주의 일반대출이 총채권의 39%(3421억원), 리스자산이 54.4%(4770억원), 할부금융자산이 5.8%(511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리스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산업기계가 리스채권의 70.1%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이후 빠르게 확대돼 회사의 자산성장세를 이끌던 일반대출의 경우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운영자금대출이 71.1%(2433억원), 오토론 23.2%(795억원), 개인신용대출 5.6%(193억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비중이 높은 점을 강만할 때 회사는 대부분 기업금융 위주의 자산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
 
하지만, 2010년 12월과 2011년 3월중 총 2609억원의 부실채권을 에이치케이자산관리주시고회사에 양도했고, 범용장비를 대상으로 한 리스·할부 및 개인신용대출 등 소비자금융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로 재편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금융자산이 거액의 부실자산을 에이치케이자산관리주식회사에 양도하기 전인 2008년 3월말 9138억원에서 2011년 3월말 3320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리테일상품 위주로 자산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가운데 영업자금의 시장조달이 가능해지면서 범용기계장비 리스 및 상용차, 건설기계 등 할부 취급이 증가함에 따라 관리금융자산이 FY2011년에 122.2% 급증했다. FY2012년 들어서도 성장세가 지속돼 FY2012 1분기에는 2012년 3월말 대비 16.8% 증가한 8613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기반이 크게 확대됐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10년과 2011년 중 부실채권을 에이치케이자산관리주식회사에 양도하는 한편, 범용장비를 대상으로 한 리스·할부 및 개인신용대출 등 소비자금융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사포트폴리오에서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어 "기업금융에 편중됐던 자산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회사의 사업안정성은 보다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캐피탈도 리스 및 일반대출로 구성된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양호한 사업기반 확보는 물론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2012년 6월말 현재 효성캐피탈의 리스 및 할부금융자산은 각각 총채권의 54.5%(1조2897억원), 8.1%(1917억원)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일반대출이 35.1%(8311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리스영업의 경우 스타리스와의 합병 이후 기존의 산업기계, 자동차 외에 의료기기 등이 주요 리스물건으로 추가돼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효성캐피탈은 과거 팩토링 등 효성계열 물건 위주의 단순한 영업패턴에서 벗어나 리스·할부금융, 일반담보대출 등 계열 외부의 영업 규모를 확대하는 등 자체적인 영업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그룹내 금융부문의 시너지 극대화 일환으로 이루어진 스타리스와의 합병으로 한층 다변화된 수익기반을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대주주 등 대주주의 높은 지원가능성에 따른 양호한 재무유동성과 융통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양호한 신용등급 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캐피탈은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로부터 지속적인 재무적 지원을 받아왔다. 지난 2010년 12월말 한국캐피탈의 사모사채 인수 및 500억원의 사채에 대한 지급보증 제공 등 총 207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2011년엔 군인공제회가 인수한 사모사채의 일부상환 등으로 신용공여 한도 및 지급보증 제공 등 군인공제회의 지원규모가 1500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12년 3월에 신용공여한도를 추가로 1000억원 확대함에 따라 2012년 6월말 지원규모가 22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한국캐피탈의 1차 부실자산 매각시 에이치케이자산관리에 제공한 885억원의 대여금을 포함할 경우 군인공제회의 직간접적인 지원금액은 2012년 6월말 3085억원에 달한다"며 "한국캐피탈에 대한 대주주의 지원의지가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효성캐피탈의 경우에도 효성그룹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이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는 팩토링 및 일반대출 영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해왔다.
 
반면, 국내경기 침체에 따른 신규 취급자산 및 거액여신 관련 건전성 관리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캐피탈은 부동산 PF 대출 및 선박금융 위주의 거액여신에서 소액 다건의 안정적인 리테일여신으로 자산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취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차주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신규 취급자산의 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효성캐피탈 역시 부동산 PF 대출 및 일반기업대출 가운데 일부 거액여신의 건전성 저하로 요주의이하채권 비율이 지난 2010년 말 3.2%에서 2012년 6월말 12.4%로 증가하는 등 잠재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PF대출 등 거액여신 관련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2011년 들어 손실예상 대출채권에 대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손실에 대한 완충능력은 일정 수준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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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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