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 2배 거둔 `경인고속도` 무료..`경부고속도`는 안돼

통행료 징수기간 지나 `수익 과다`.."유료도로법 개정 이용자 부담 줄여야"
경부고속도 무료화하면 전체 도로운영 차질 "안돼"

입력 : 2012-10-29 오후 2:39:11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개통 43년동안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경인고속도로의 무료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사용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수년 동안 경인도로가 법적 징수 기간을 초과해 과다한 수익을 내고 있다며 무료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은 29일 경인고속도로를 통합채산제에서 제외하는 유료도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통합채산제`란 지역·세대간 통행료 징수의 형평성과 고속도로 투자재원 확보 및 회수를 위해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를 하나의 노선으로 보고 통행료를 분산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투자비 회수와 징수기간이 이미 끝난 기존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계속 받아 신규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상대적으로 낮추는 제도다.
 
지난 2009년 5월 개통된 '서천~공주' 고속도로는 사업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통행료를 8600원으로 책정해야 하지만 통합채산제를 통해 기존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받으면서 3300원으로 결정될 수 있었다.
 
이번 개정법안에서는 유료도로의 통행료를 받은 기간이 30년을 경과하고 통행료 수납 총액이 건설유지비총액의 2배를 초과하면 해당 도로를 통합채산제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단 해당 유료도로의 유지 및 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에 한해서만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현행 유로도로법상 통행료 징수총액은 투입된 총 사업비를 넘지 못하고 징수기간은 30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미 경인고속도로는 징수기간을 10년 이상 초과한 것은 물론 통행료에 따른 수익도 과다해 운전자들이 내고있는 통행료를 신규 사업비 충당에 계속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 될 수 있다는 것.
 
현재 통행료 부과기간이 30년을 초과하고 통행료 수납 총액이 건설유지비 총액의 2배를 넘어선 노선은 전국 25개 노선 중 경인선(211.3%), 울산선(247.6%), 남해제2지선(361.4%) 등 9개 노선이 있다.
 
경부고속도로의 경우도 지난 2007년부터 무료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경부선의 수납총액은 9조8000억원이 넘었고 회수율은 225.3%에 달했다.
 
단 경부선의 수익은 유료도로 전체 통행료 수입의 25~30%를 차지하고 있어 무료화될 경우 고속도로 운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전체통행료수입(2조9988억원)중 경인선의 통행료 징수액은 375억4100만원으로 1.25%에 불과하다. 사용자들은 이를 이유로 무료화를 추진한다해도 전체 도로운용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선 역시 158억2200만원으로 0.53%, 남해제2지선도 362억8000만원으로 1.21%에 불과하다.
 
3개 노선별 통행료 수입 대비 유지관리비 비율은 경인선이 79.55%, 울산선은 59.16%, 남해제2지선은 64.61%다.
 
수치로만 보면 도로공사가 해당 유료도로에서 적게는 20.45%, 많게는 40.84%의 추가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회수율 200%가 넘을 때까지 현행법을 무시한 채 도로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주장이 성립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해당 도로의 유료화를 폐지하거나 유지관리비용만 조성할 수 있도록 요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1980년 유료도로법에 통합채산제를 규정하면서 지금까지 건설유지비총액을 초과한 도로까지 계속해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개정안을 통해 경인고속도로의 무료화 등 잘못된 유료도로 운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는 다른 논리로 맞서고 있다.
 
통합채산제의 근본 목표인 '지역간·세대간 통행료 형평성과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유료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 노선에 대해 통합채산제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는데다 도미노 현상으로 통행료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행료 수입이 줄면 도로하자 보수 등 운영이 어렵게 돼 결국  재원마련을 위해 신규 유료도로의 통행료를 높이 책정할 수밖에 없어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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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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