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가 '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과 관련해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안 캠프의 고위관계자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현재로선 개헌에 대해 고려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선거가 50여일로 얼마 남은 시점에서 지금 개헌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위해 내놓을 각종 정책과 단일화 등 이슈들이 잠식된다는 설명이다.
또 개헌은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위한 하나의 수단인데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비생산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헌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개헌을 주장해 오던 이재오 의원과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영향력을 높여가기 시작해 안 후보 측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정권 재창출에 대한 중요성도 높지만 분권형 개헌에 당분간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와 함께 지난 22일에는 분권형 개헌 추진 국민연합창립대회에 참석해 "정치개혁의 본질은 부패와 사회갈등을 부채질하고 자기 임기 중 실책에 책임 지지 않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는 개헌이 핵심"이라며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1년 안에 개헌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해 개헌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처럼 개헌을 주장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안 캠프의 생각으로 읽힌다.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개헌에 대한 부분은 국민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선거까지 51일 남은 상태에서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하기에는 시간적 제한이 있다"라는 개인적인 의견도 덧붙였다.
이와 달리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대통령제를 유지한다면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가 바람직하다"며 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통령과 책임 총리의 권력 분담과 국회 권한 강화 등을 헌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개헌을 통해 책임감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정치개혁안 뿐만 아니라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의 개헌에 대한 입장이 상이해 단일화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