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31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달러매도) 출회로 공급 부담을 받으며 1090원대 하향 돌파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스페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예상치를 상회한데다 이탈리아 입찰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주요 통화에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298달러로 고점을 높이고 1.295달러에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일본중앙은행(BOJ) 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79.2엔으로 저점을 낮추고 79.6엔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스페인 3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3% 하락했지만 예상치는 넘어서는 수치를 나타냈다. 에발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스페인의 경제와 자금조달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는 70억유로 규모의 5년과 10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10년물 국채의 낙찰금리는 연 4.92%로, 201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 20대 대도시 주택 가격을 나타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는 지난 8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 상승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는 7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하며 주택시장 회복을 확인시켰으나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미국 경기 악영향 우려가 나타났다. 미국 증시는 이날도 휴장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9월 경상수지가 60.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품수지가 56.4억 달러 흑자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고, 서비스 수지도 3.2억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대규모 경상흑자는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환시에서는 원·달러 레벨이 낮아졌음에도 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또 선물환 매도가 감소하고 외화예금이 늘면서 업체들이 그 동안 환율 지지에 대한 기대로 매물 출회를 미뤘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잠재 매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 잠재 물량은 한동안 환율 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외화예금 증가와 선물환 매도 감소에는 여타 요인들의 영향이 큰 만큼 환율을 끌어내릴 강력한 변수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기 매물과 월말 매물이 겹쳐지며 시장에 공급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방향성 매매 보다는 수급이 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1100원 하향 돌파 이후 매물 출회는 급해진 반면 결제는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날인 만큼 매물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1090원 하향 돌파를 앞두고 외환당국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090원 하향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88~1095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월말을 맞아 기업들의 외화예금 잔고 증가나 수출업체들의 헤지비율 감소 등을 고려할 때 공급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월말 네고로 인한 1080원 진입 시도 자체가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환율은 무거운 흐름을 이어가며 수출업체 네고 출회 여부와 장중 발표될 호주 건설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090원 하향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88~1096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