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세계경제도 '먹구름'

국·내외 기관들 성장률 전망 잇따라 하향
정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4% 수정 가능성 시사

입력 : 2012-10-09 오후 2:01:35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금리인하·양적완화 등 각국의 경기부양 노력에도 세계경제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해외악재에 취약한 한국경제 역시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내년도 경제성장률도 3%대 중반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 고착 가능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로 하향조정됐다. 이는 지난달 연례협의 최종보고서에서 내놓은 3.0%보다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3주만에 또 다시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까지 대폭 낮추고, LG경제연구원 2.5% 등 민간경제연구기관들도 2%대 전망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IMF마저 성장률을 낮추면서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3%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수한 한국은행도 오는 11일 발표 예정인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 3.0%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져 경제전망의 그늘을 더욱 짙게 했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IMF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발표한 3.9%에서 0.3%포인트 낮아진 3.6%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4.1%에서 3.4%로 대폭 수정했고, LG경제연구원도 내년 3.3% 성장률을 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10개사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역시 3.3%에 그쳤다.
 
저성장의 기조가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무게감 있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예산정책처가 지난 5일 내놓은 '2013년·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2012~2016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5%로 예측됐다.  2012~2016년 잠재성장률은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가 낮아져 연평균 3.7%로 추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4년(2004~2007년)의 연평균 잠재성장률 4.4%보다 0.7%포인트,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한 2007~2011년의 3.9%와 비교해도 0.2%포인트 각각 낮아진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1% 성장에 그친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마저 3%대로 떨어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예산정책처는 중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경제의 저성장 등으로 신속한 수출여건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고용과 내수 증가세의 약화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잠재성장률을 3%대로 내다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조정한 것 자체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것을 반증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일본의 경우처럼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대의 경제성장률은 거시적으로 저조한 성장률로,  4% 이하면 저성장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내년 경제성장 또한 미국의 재정절벽, 중국경제 둔화,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경제 성장 회복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전제한 내년 경제성장률 4%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했으나 지금 추정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하방위험이 있다고 보는 만큼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4% 전망치를 무조건 고수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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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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