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제주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데 대해 "현 대통령이 직접 주민들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2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만났다.
이와 함께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불행과 고통에 빠지게 한 것 같다"며 "대통령이 되면 다시 한번 찾아 (주민들) 말씀듣고 전임정부의 일이지만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정부가 주민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국가안보를 빙자해 주민들을 사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권일 해군기지 조성 반대 대책위원장은 단 한번의 공청회나 설명회도 없이 일부주민만을 모아 유치결정을 하고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650명이 넘는 주민들이 연행됐고, 22명은 구속됐으며, 480명이 넘는 주민들이 사법처리를 받은 것 뿐만 아니라 경찰에 의해 수많은 신체적 부상과 반대주민 토지 전량 강제수용 등이 자행돼 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진 초기부터 절차적·안보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인데도 졸속적인 추진으로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며 "일단 공사를 중단한 후 국정조사 등을 통한 전면재검토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 중 한명도 "가까운 친척들을 제주도 방언으로 '괸당'이라고 부르며 가깝게 잘 지내는데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가족, 친척들 간에도 반목과 다툼으로 산산조각이 났다"고 울분을 토했다.
안 후보는 "이념도 국제환경도 다른 지난 여러 정부에서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은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ㄱ러나 "주민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반목과 갈등을 일으킨 데 대해 정부관계자들이 현장에서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4월 강정마을 주민 유권자 중 10%도 안 되는 인원들이 모여 강정마을로의 해군기지 유치신청을 결정했고, 이어 단 한번의 설명회나 공청회도 없이 사업이 진행돼 그해 8월 주민 자체투표를 거쳐 본격적인 반대활동을 시작했지만, 결국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해 3분의 1이 넘는 주민이 사법처리를 당한 '범죄자의 마을'이 됐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안 후보는 주민들과의 간담회 후 직접 현장을 찾아 목이 터져라 부당한 현실을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다른 주민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