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윈도8, 미풍인가 태풍인가..IT 지각변동 초읽기

①침체된 PC 활력..나아가 태블릿 장악이 1차 목표

입력 : 2012-11-02 오후 4:38:12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IT업계를 호령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돌아왔다. 지난달 26일 MS는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8(Window8)'을 전세계 동시 출시하며 3년간 애플과 구글 등에 빼앗긴 영토 회복에 나섰다.
 
'왕의 귀환'은 침체의 늪에 허덕이던 PC 완제품 업체들에게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주요 제조업체들이 윈도8을 탑재한 기기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자, 사양길에 접어든 PC 시장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자아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24일 윈도8이 탑재된 노트북 '아티브 스마트PC'를 공개했고, LG전자(066570)도 이에 뒤질세라 이틀 뒤 탭북 'H160'과 일체형 PC 'V325'를 출시했다.
 
MS도 같은 날 레퍼런스 태블릿 PC와 울트라북 '서피스' 시리즈를 출시했다. 에이서와 도시바, 아수스텍컴퓨터 등 외국 업체들도 윈도8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대열에 합류했다.
 
일단 윈도8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처럼 '윈도우 스토어'를 이용하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를 이용하면 애플의 iOS처럼 다양한 기기 간에 파일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새롭게 구성한 시작 화면과 빠른 속도, 터치에 최적화된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스마트폰 시대'의 소비자들을 위한 유저인터페이스(UI)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윈도8의 향후 파급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당장 윈도8이 침체된 PC 업계를 살릴 수 있을지부터가 미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6일 출시한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8' 시작 화면.(사진=MS)
  
지난달 26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 측은 윈도8의 출시가 PC 시장에 미칠 여파에 대한 질문에 "PC시장은 윈도8 출시로 인한 의미있는 수요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의 출시로 이미 지난해부터 PC 업계는 성장동력을 잃고 침체(또는 정체)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게 시장의 주된 분석이다.
 
LIG투자증권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PC 성장률은 1.9%에 불과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10.8%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정체 현상이 심각해진 것이다.
 
◇PC성장률(태블릿PC 제외)과 GDP성장률의 관계(출처: LIG투자증권)
 
PC 수요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가 노트북 PC의 대체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대부분의 가정에 데스크탑 PC와 노트북PC, 두 대씩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PC를 사려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등장한 태블릿PC는 휴대성이 좋고 활용도가 높아 노트북PC 수요를 잠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윈도8 역시 일반 PC보다는 태블릿PC나 하이브리드 PC, 울트라북 등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윈도8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 역시 미지근하다. 이미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가 탑재된 태블릿 제품들에 길들여져 있는 사용자들로선 윈도8에 매력을 느낄 요소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새로운 시작화면과 UI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엿볼 수 있었지만 이밖의 기능에선 '윈도7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이 블로거들의 주된 반응이었다.
 
PC를 윈도8로 업그레이드해 사용해봤다는 한 블로거는 "윈도7보다 속도가 빨라졌고 간결해졌지만 결국 윈도7과 비슷하다"며 "특히 호환성이 좋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질 ②편에서는 과거 제왕으로 군림했던 MS와 노키아와 손잡고 시작된 반격이 그려집니다. 애플과 구글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신 삼국지로 전환될 수 있을지 전쟁의 서막은 이제서야 대단원의 막이 올랐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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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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