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066570)의 독립사업부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5일
LG전자(066570)에 따르면 독립사업부는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총 11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독립사업부는 태양광, 디지털 스토리지(DS), 에너지 콤포넌트(EC), 수(水)처리 등 향후 성장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독립사업부의 적자는 비단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출범과 함께 2년째 내리 부진을 겪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MC사업부와 독립사업부에서 각각 2812억원, 2231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MC사업부 11조6925억원, 독립사업부는 2조9953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적자규모는 독립사업부가 MC사업부보다 훨씬 앞섰다.
올해 역시 2분기 567억원의 적자를 낸 MC사업부를 넘어서며 LG전자의 각 사업부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단순비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의 반론이다.
독립사업부의 부진은 크게 세계경기 침체와 관련 산업의 미성숙 등으로 요약된다. 태양광과 디지털 스토리지는 대내외적 경기 부진에 직격탄을 맞아 업계 전체가 휘청대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중국발 과잉공급과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의 수요 침체 여파로 LG전자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모든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광디스크와 ODD(PC 저장장치) 등을 만드는 DS사업부 역시 어려움에 놓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새로운 기기의 등장으로 PC 시장이 위축되면서 DS 사업부도 덩달아 어려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수처리 사업 또한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여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흐름이다. 독립사업부의 사업이 단기간에 실적 개선이 힘든 사업 위주로 짜여져 있어 적자 누적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경우 장기적 안목의 인내력을 요하지만 처한 상황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LG전자의 핵심 축인 MC사업부가 아직 완전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독립사업부의 지속된 부진은 LG전자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더구나 독립사업부 내의 각 사업부가 당장 수익성을 내기 힘든 미래 사업들 위주여서 당분간 출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때문에 증권업계는 독립사업부의 적자 개선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세계경기 침체로 인해 독립사업부에 속한 차세대 사업들이 이익을 낼 만한 환경이 아니다"며 "당장 턴어라운드는 어렵겠지만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적자를 줄이는 식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독립사업부는 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신규사업 위주이다 보니 흑자전환을 하려면 많은 이익을 내야 한다"면서 "태양광의 경우 업황 개선, 수처리는 관련 산업의 성장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최소 2~3년을 넘겨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독립사업부가 적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적자폭이 줄어드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 줄 것을 주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독립사업부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사업 위주로 구성됐다"면서 "여러 사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점차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사업을 육성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한다. 투자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란 게 문제다. 이는 내년 경영계획에도 별다른 차이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대내외 사업환경의 위축과 관련 산업의 미성숙 등과는 별개로 지속되는 적자를 타개할 자구책 마련에도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