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0년과 같은 재검표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미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이번 대선 결과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정치적 관점에 따른 것이 아니라 7일 승자의 윤곽이 그려지지 않는 것이란 내용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가 빅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만큼 지난 2000년 대선과 같은 법정공방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대선는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사태 때문에 당선자 확정에 한달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었다.
CNN머니는 "법정공방 사태가 벌어진다면 주식시장도 무너지고 거시 경제 전체도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트 호건 래저드 캐피털 마켓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와 같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부재자투표와 잠정투표를 놓고 양측 법률팀이 이를 분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이러한 불확실성은 주식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며 "특히 시장은 재정 절벽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관련 불확실성 만큼은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2000년 대선 다음 날에도 플로리다 재검표 문제가 제기되자 주가가 크게 하락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당시 S&P500지수는 1.6% 내렸으며 이후 12월13일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추가로 3.5%가 내렸다.
이어 이들은 지난 2000년과 달리 이번에는 재정절벽이란 악재를 하나 더 안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나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샘 스토벌 S&P캐피털 IQ의 수석 시장전략가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분위기에서 기업들은 돈을 절대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에 직면한다면 주식시장은 빠르게 추락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스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선자 확정이 1~2주 정도 미뤄지는 것은 미국 주식시장이나 거시경제에 큰 충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그 보다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면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발을 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당시와 비교, 경제 상황이 더욱 약화된 상태"라며 "재정절벽이라는 문제까지 겹쳐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추수감사절(11월22일)까지도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선자 결과 발표가 장기간 미뤄지면 재정절벽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