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재수사가 잇따른 청와대의 '몽니'로 애를 먹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청와대 시설관리부장 심모씨 등 청와대 경호처 직원 3명에게 8일 특검 출석을 통보했지만, 이들이 변호사 선임 등을 이유로 출석을 다음 날로 다시 한 번 미뤘다고 밝혔다.
심씨 등은 지난해 내곡동 부지 매입 과정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 개입한 인물들로 알려졌으며, 특검팀은 이들에게 지난 6일과 7일, 8일 잇따라 소환을 통보했지만 차일피일 출석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들의 불출석에 특검 수사를 못마땅해 하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특검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무성의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검팀은 당초 자료 확보를 위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고려했으나, 임의제출 형식을 통해 청와대가 자발적으로 자료들을 제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검찰조사 당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서면답변서를 대필해줬다고 알려진 청와대 행정관의 신분을 알려달라는 특검팀의 요구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청와대는 시형씨와 큰아버지 이상은 다스 회장(79)이 부지 매입 대금으로 주고받은 현금 6억원의 '차용증' 원본 파일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제출해 달라는 요구에도 '자료가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석수 특검보는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아직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자료제출에 소극적인 청와대를 다시 한 번 압박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특검팀의 갈등은 청와대와 사실상 관계가 없는 시형씨의 변호인이 시형씨 소환 이후 특검 사무실을 찾아와 "청와대 직원에 대한 소환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청와대는 시형씨를 소환조사한데 이어, 영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발표한 특검팀에 대해 "자꾸 창피를 준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특검팀이 오는 14일 1차 수사를 만료한 뒤 수사기간(15일)이 더 주어지는 수사 연장을 신청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수사기간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