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靑, 불만 밝히더라도 금도 있어야"

"하 실장 특검법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

입력 : 2012-11-06 오후 6:02:2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내곡동 사저부지 부당 매입 의혹'과 관련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참고인 신분 조사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내곡동 특검팀'의 날선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특검팀은 6일 하금열 대통령실장의 '특검 관련 보도사항 믿지 않고 있다'는 전날 발언에 대해 "수사에 불만과 불쾌감을 밝힐 수 있더라도 금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특검팀은 하 실장의 발언을 역대 특검법과 비교해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하 실장께서 어제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검 수사 협조의사를 묻는 의원질의에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기간 단 한차례만 기자들에게 브리핑게 되어있다. 중간중간 수사과정을 노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답했는데, 과연 실장께서 발언에 앞서서 특검법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확히 11번의 특검이 있었는데 첫번째인 '옷로비' 특검법 8조3항에 특별검사 등은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경우,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사내용과 수사진행상황을 공표·누설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당시 특검이 수사 종료를 하면서 수사보고서를 통해 이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게 받아들여져 두번째 특검인 '이용호 게이트' 특검 때 공표금지대상 중 '수사진행상황'을 삭제했고 이 조항은 모든 특검법에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검법상 수사내용은 공표가 금지되어 있지만 수사진행상황에 대해 언론에 설명하는 것은 금지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곡동 특검법' 8조 3항은 '특검 등은 9조 3항(수사기간 연장)· 4항(연장 승인요청) 및 11조(사건의 처리보고)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사내용을 공표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 다만 특검은 수사완료 전에 1회에 한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어 "저희는 이 조항에 근거해 수사진행상황만 공표하고 있고 수사내용은 공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까지 위법하거나 위법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윤옥씨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서도 "현재 청와대에서는 공식 요청을 받거나 조사에 동의해서 조율하는 것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오해"라고 지적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김윤옥씨를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리한 상태"라며 "방침을 세우기까지 그 과정에서 청와대측하고 조율할 필요는 없으며 청와대로부터 통의를 받거나 합의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가 마치 김윤옥씨가 의혹의 당사자인 것처럼 발표했다거나 의혹의 집중적 당사자인 것처럼 발표했다고 하는데 어제 분명히 당연히 '참고인 신분'이라고 말했다"며 "참고인으로서 영부인을 조사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가 결정할 사항이지 청와대 동의를 받거나 합의하거나 이럴 사안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영부인께서는 참고인 신분이기 때문에 조사에 불응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고 (불응할 경우 강제할)그럴 의사도 없다"며 "청와대측이 '(특검팀이) 영부인이 조사받는 것을 기정사실화 해서 조율중이라고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희 입장에서는 (대통령 내외의) 공식 순방을 앞두고 '주초 소환'이라는 등의 기사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고 선을 긋는 것이 순방을 앞둔 내외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하고 누가 되지 않도록 밝혔던 것"이라며 "이를 두고 '지켜야 할 걸 지켜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역시 오해"라고 해명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어 "따라서 어제 (영부인에 대한 조사결정 방침을) 밝힌 것은 수사 일정상 이런 구도라고 밝히는 것이 부득이한 것이었다"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 보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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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