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씨티그룹에 2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부실자산에 대해 3060억달러까지 지급을 보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 급락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향후 회사 안정을 위해 씨티그룹 경영진들이 추가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에서의 이미지 타격과 고객 이탈 가능성 등 향후 영업 전망을 감안하면 이번 정부의 구제조치 이후에도 씨티그룹에 경영진 쇄신, 분할 매각, 합병 등을 포함한 중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의 경영진도 정부가 지난 주말 협상에서 위험자산을 줄이고 회사 분할 등 근본적인 조치를 고려할 것을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개리 크리텐든은 "씨티그룹이 회사의 광범위한 사업영역에 대한 선입견이 없으며, 현재 구성부분들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검토 중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씨티의 경영진이 이미 다른 금융회사와의 합병 혹은 주요 사업부분의 매각 가능성을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씨티의 부실자산은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게 됐지만 회수불능 여신이 급증하는 신용카드 사업부문은 지급보증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해외 여신 사업부문도 지급보증 대상에서 빠져 있다.
향후 고객 이탈 가능성도 경영진의 결단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씨티의 PB(프라이빗뱅킹)부문을 이용하는 부유층 고객 등 일부 고객들이 주거래 은행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