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엔씨소프트(036570) 주가가 2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저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일 엔씨 주가는 전날보다 3.77% 하락한 17만8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7만원선까지 내려왔다.
전날에는 12.91% 하락하면서 20만원선이 무너졌다.
주가는 지난해 10월18일 38만60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1년 동안 약 55% 빠졌다.
엔씨 주가는 신작 게임들 ‘블레이드앤소울(블소)’과 ‘길드워2’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떨어졌다.
엔씨는 지난 2분기 ‘블소’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개발비•홍보비 증가로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블소’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길드워2’도 출시되면서 영업이익이 506억원으로 개선됐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신작 게임을 통한 실적 모멘텀은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블소', '길드워2'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빴고 일회성 요인인 파생상품 평가이익 73억원과 소송 관련 잡이익을 제거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400억원 수준”이라며 “4분기 실적이 '길드워2'의 패키지 판매와 부분유료화 매출 인식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며, 실적 예상치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길드워2’의 트래픽 감소로 아이템 매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엔씨 실적은 4분기를 정점으로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화된 실적 모멘텀과 함께 온라인 게임 사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 정체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엔씨의 주력 게임이었던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115억원, 54억원, 229억원 감소했다. 게임 장르가 겹치는 ‘블소’가 출시되면서 이용자들이 유출된 것이다.
경쟁자인 ‘리그오브레전드’가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인기를 얻으면서 엔씨의 시장 범위는 더 좁아졌다.
미래 게임 시장의 주연은 온라인 게임 대신 모바일 게임이 차지했다.
지난 8일부터 열린 지스타에도 모바일 게임사들이
게임빌(063080) 등 모바일 게임사들이 대거 참여했고, 기존 온라인 게임사들도 경쟁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공개했다.
반면 엔씨는 공개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된 게임이 없어 지스타에 불참했다.
박대업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가 반전의 계기는 내년에 ‘블소’, ‘길드워2’가 중국에 진출하고 흥행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