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큰손들, 증세 우려에 투자금 '회수'

입력 : 2012-11-13 오후 1:48:48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의 큰손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증세 정책이 내년에 발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세가 오를 예정이라 주식시장에 매도세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미국 내 투자자들이 세금이 늘어나기 전에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전문가들에 따르면 '부시감세' 정책이 종료되고 2013년 1월부터 자본이득세가 현행 15%에서 25%로 늘어난다. 미국민들이 내야할 세금은 감세혜택 이전 세율인 20%에 건강보험 과세분까지 합쳐 25%로 대폭 상승한다.
 
여기에 배당세액은 15%에서 43%로 올라 고액자산가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짊어져야 할 판이라 서둘러 거래를 마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레고리 커티스 그레이컬트 대표는 "투자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거래하지 않는다"며 "올해 거래를 끝내는게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기업 등의 거래도 마찬가지다.
 
현행 500만달러 이상의 주택에 물리던 35%의 부동산세는 내년이 되면 100만달러이상인 주택의 경우 55%가 적용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플로리다주와 캘리포이나주에서 수백만달러 규모의 주택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며 "과세 부담 때문에 올해 거래를 그만두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업을 다른 기업에 인수하는 경우도 올해 안에 거래를 마치면 1억달러에 10%의 이득을 볼 수 있다.
 
프레데릭 시갈 솔로몬 컴퍼니는 "기업을 파는 것은 단순히 스위치를 누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가 늘면서 증시가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버튼 윌리엄스 세금정책 센터관계자는 "소득의 변화는 주식 매도세를 불러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페롤리 JP 모건 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거래량을 줄여 미국 기업 시가총액의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과 6%의 미국 주식이 내년 6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금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하나의 변수가 아니라 확실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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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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