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결정에 앞서 진행돼야 할 입찰참여 기업과 KAI 실무진간 예비실사 간담회가 무산됐다.
13일 정책금융공사와 KAI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인 '매수자 및 KAI 팀장급이상 대상 예비실사(간담회)'가 취소됐다.
이날 간담회는 정책금융공사 주제로 2차 입찰에 참여한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 실무진, KAI 각 부서 부장급 실무진이 만나 KAI의 경영과 회계상황 등을 사전 점검하는 자리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여하기로 돼 있던 40여명의 KAI 직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우선협상대장자 결정에서 비교적 중요한 사전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간담회 불참을 선언한 KAI 임직원들은 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이 아닌 팀장급 관리직이란 점이다.
이는 KAI의 매각 반대가 전직원으로 확산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으로 향후 매각 대상자 확정까지 과정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KAI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최선은 여전히 매각 백지화"라며 "매각 진행을 저지하기 위한 상경 투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매각이 된다 해도 KAI의 기술력을 알리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 가능한 경쟁력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홍경 KAI 사장은 "KAI의 4개 주주사를 보면 확실한 책임경영을 할 지분을 가진 주주사가 없다"며 "회사의 특성상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고 투자 회수기간이 길기 때문에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경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AI 일방적 불참.."절차상 문제 없다"
이에 대해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KAI 측에서 일방적으로 참여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매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마련되는 자리로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행법상 금융기관은 제조업체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으나 과거 산업은행으로부터 이관 받은 상황이어서 보유하고 있되 정리를 해야 하는 게 맞다"며 "하지만 과정상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한 기업을 찾아 경영에 참여시키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금융공사는 KAI의 대대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강행할 계획이다.
본입찰의 심사를 맡을 6~8명의 위원회구성도 추진한다. 위원은 자문사와 회계법인. 법무법인 대표 등을 위주로 구성된다.
한편, KAI 노조는 최근 부실자본과 투기자본의 인수참여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매각 주체에 대한 요구사항을 정책금융공사에 전달했다.
요구사항에는 이번 2차 입찰에 참여한 특정기업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대항항공을 반대하는 기조가 녹아 있다.
노조의 요구 조건은 ▲과도한 부채비율 및 부채보유 기업의 인수참여 제한 및 채증적은 감점제 도입 ▲일정비율 이상의 부채비율 보유시 입찰대표자로서 입찰참여 배제 ▲경쟁업체의 대표컨소시엄자로서 입찰참여 배제 등이 핵심으로 '대한항공'으로 타깃이 맞춰져 있다.
이와 함께 ▲정부지분의 일정비율 이상 보유 의무화 ▲주요 경영결정사항에 대한 거부권 (정부)보유 ▲국방부 및 시민단체 추천 사외이사도입의 법제화 ▲외부추천 사외이사 비율의 확대 및 의무화 등도 요구 했다. 이는 매각이 되더라도 방위 산업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KAI노조의 주장이다.
또 ▲인수후 5년간 투자계획을 계약에 반영하고 30% 이상 배당금 지급 금지 ▲5년간 주요 자산과 사업처분 금지 ▲모든 직원의 고용 보장 ▲직원의 대표단체로서 매각과정에 대한 사전 내용을 노조와 협의 등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