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저금리·저성장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자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건전성 관리에 팔을 걷고 나섰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따른 금융회사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통한 세부적인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일찍이 은행권에 올 연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1.3%로 맞추도록 주문했다. 이는 지난해 1.5%보다 0.2%포인트 강화된 수치다.
그러나 지난 9월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1.56%로 목표기준을 달성한 은행은 전체 18곳 중 6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부실채권 감축을 지속적으로 독려하는 한편 충당금 적립을 강화해 은행의 내부유보 자금을 더욱 늘릴 것을 주문했다.
보험사에 대해서는 금리역마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책임준비금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공시이율과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공시이율이 일치하도록 세칙을 개정했다.
현재 3.5%인 보험사의 표준이율 기준금리를 개편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낮아져 보험금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은 이 밖에도 은행, 보험, 금융투자, 비금융 등 각 권역별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해외사례를 조사해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권역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큰 방향을 설정하는 것 만큼 세부적인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권인원 금감원 감독총괄국장은 "은행이나 보험쪽은 수익성 악화가 가장 첫번째 고려사항이지만 권역별로 차이가 클 것"이라며 "금리변화에 따른 금융사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수립 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가계부채 이슈와 연관해서도 어떻게 상품을 개발하고 연착륙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지 세부적인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저금리·저성장에 대비해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더라도 소비자 피해는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권 국장은 "저금리 영업환경 하에서는 소비자 권익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며 "소비자에 대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도 "경영효율화와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 노력이 먼저"라며 "보험료 상승처럼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방안은 최후의 카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