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신입사원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도 채용계획 또한 아직 수립조차 되지 않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15일 "부서별로 인력 수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다"며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최근 2~3년간 평균 채용인원보다 많은 신입사원을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내부 인사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한상의는 올해 공개채용은 물론 수시채용도 단 한차례 진행하지 않았다. 대한상의는 그간 매년 정기적으로 신입·경력사원 공채를 진행해왔다.
대한상의는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 등 13만여개사를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는 국내 대표적 경제단체다. 전국 각 지역마다 상공회의소를 별도로 두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최전선에서 재계 입장을 대변하며 규제 완화에 힘써왔다.
논리는 '투자' 및 '일자리'였다. 기업이 본연의 역할인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버리고 성장 쪽으로 방향을 고쳐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재벌개혁에 대해선 매번 정치권과 충돌하며 재계 입장을 항변하는데 주력해왔다.
그런데 정작 상의는 자신의 일자리 창출에 대해선 인색했다. 주장과 행동이 달랐던 것이다. 그러자 다른 경제단체마저 눈을 흘겼다. 한 관계자는 "재계가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해 왔는데 재계 대표집단인 상의가 채용을 안 하면 어떡하냐"며 "밖에서 보는 눈이 있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대한상의를 제외한 경제5단체의 채용은 활발한 편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지난 5월 정책·조사연구 분야에 대해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300만 중소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된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지난달 8월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사원을 모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조사연구와 국제협력 분야에서 7~8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한국무협협회도 지난달 8일부터 2013년도 신입사원 채용 전형을 시작했다. 경제5단체 중에 유독 대한상의만 채용 관련해 부끄러운 성적표를 내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