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선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장(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은 이날 토론회를 마친 후 "세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임기 내에는 실현 불가능한 내용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보건의료 재정: 의료보장제도 ▲보건의료의 제공 및 전달체계 답변에 대해 평가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공약에 대해서는 "공약 내용도 부실한데다 질문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못하는 정책 불비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기존에 단편적으로 발표돼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공약에 대해서는 "그 동안 제시됐던 공약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둔 안을 마련하는 성의를 보였다"면서도 "재정확보방안에서는 아직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질문 항목별로 빠짐없이 성실한 답변을 하고 있지만, 구체성, 완결성이 부족하다"며 "재원 조달방안 등이 거의 제시되지 못한 추상적인 답변이 많다"고 총평했다.
정 회장은 "세 후보 모두 건강보험보장률 목표치를 현재보다 높여 제시하고 있다. 특히 3대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를 건강보험의 틀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단순히 '급여화'를 공약해 문제의 크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고민이 충분하지 못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3대비급여를 급여화하려면 간병비만 현재 2조~3조원,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차액도 합쳐 2조원을 넘는 등 비용이 어마어마 한데, 5년 임기내 어느 정도까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고민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건의료의 접근성 향상, 보건의료의 질 향상 공약을 평가한 이상일 울산대 교수는 "박 후보 측은 이전 공약집 어디에서도 (정책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질타했다.
문재인·안철수 측에 대해서는 "지역별 병상총상 관리, 대학 정원과 전공의 등 인력자원 측면, 지역 거점 공공병원 등에서 공통적이었다"면서도 "지역별 병상 불균형 문제, 정원 제한 효과 미미, 지역거점병원의 질적 수준에서의 유효성 미미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소윤 연세대 교수는 "공약도 부족하지만 실제 정책실현은 검증도 없이 당선자 캠프내 정책책임자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며 "학자들이 정책실현 과정을 검증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보건행정학회와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한국병원경영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가 공동 주최했다.
4대 학회는 각 후보 진영에 ▲보건의료 재정:의료보장제도 ▲보건의료의 제공 및 전달체계 ▲보건의료의 접근성 향상 ▲환자안전 등 보건의료의 질 향상 4개 부분에 대해 총 21개의 질의서를 보냈다.
당초 각 후보와 참모진을 초청해 공약을 검증하기로 했던 이날 토론회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 경고로 무산되고, 학회가 각 후보 진영의 답변을 토대로 분석,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