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진 화섬산업, '탄소섬유'로 부활할까

입력 : 2012-11-19 오후 6:31:25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탄소섬유의 복합 소재 적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소섬유 업황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으로부터의 수요 확대와 생산 본격화를 통해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 1995년 8600톤에 그쳤던 글로벌 탄소섬유의 시장규모는 2010년 2만9800톤에 이어 오는 2015년 7만톤규모로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속된 수요 확대속에 당분간 글로벌 탄소섬유 업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발에서 우주선까지, "불황에 강하다"
 
탄소섬유는 탄소로 만든 실을 말한다. 철에 비해 무게는 5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와 탄성은 10배나 높아 주로 초경량화와 고강도 제품에 사용된다.
 
1971년대 일본 도레이사가 상업생산을 시작한 후 낚시대, 항공우주, 항공기 1차 소재로 활용됐던 탄소섬유는 2010년대 이후 자동차와 우주항공 분야의 수요가 늘어나며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고 있다.
 
일본의 탄소섬유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탄소섬유 수요 비중은 경량화에 주력하는 자동차와 건설부문에서 각각 23%, 21%로 가장 높다.
 
이어 우주항공(17%)과 스포츠(11%), 전자와 조선(각각 6%)등의 분야에서 탄소섬유가 활용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40여년부터 경제성과 우수성이 강조됐음에도 활용과 개발에 부진했던 탄소섬유는 최근 경량화와 내구성 요구 트랜드와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더해지며 새로운 시장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받는 탄소섬유 시장, 韓 어디까지 왔나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해 현재 총 2700톤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관련기업들이 탄소섬유에 눈을 돌리며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9년 PAN계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독자개발하며 국내기업으로 처음 탄소섬유 분야에 진출했던 태광산업(003240)은 지난해 화재로 생산을 일시 중단한 뒤 올해 9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 재개에 나섰다.
 
일본 도레이사의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와 효성(004800)도 설비투자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뛰어들 계획이다.
 
특히 효성의 경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나서는 내년 1분기에 2000톤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생산규모를 1만7000톤까지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까지 태광산업을 제외하고 국내 생산은 전무했다"며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내년 하반기 본격 상업생산에 나서는 효성이 더해지며 2013년 이후 국내 탄소섬유 기업들의 실질 생산은 큰 폭으로 확대되고 부진을 겪던 이들 기업으로서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내다봤다.
 
오는 2022년까지 정부와 업계가 총 2조원을 투입하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방탄섬유) 등 '슈퍼섬유'에 대한 생산 다변화 노력도 중국기업의 도전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됐던 범용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동건 현대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은 상업화를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다"면서도 "이전 범용·저가용 섬유부분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도전이 거세진 가운데 정책적 지원 시점과  고부가가치의 다각화·신성장 동력 발굴 시점이 일치하는 상황으로 긍정적인 성장세기 기대된다"이라고 진단했다.
 
올해까지 국내 산업용 섬유 생산 비중이 26% 규모에 불과해 전체 섬유비중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후 개발 여력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흙속의 진주 '탄소섬유', 최대 수혜주는
 
국내 탄소섬유 개발 열풍속에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은 가장 먼저 생산에 나섰던 태광산업이다.
 
효성도 이전 섬유화학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탄소섬유의 본격적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규모의 경제에서 태광산업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안상희 연구위원은 "태광산업과 효성 모두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탄소섬유 제조공정상 수직계열화 구조를 마련한 태광산업의 경우,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본격적인 상업화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원용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 분야는 이전과 다른 시장으로 이전부터 기술력은 이미 갖췄지만 양산단계에서 경제성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며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이전 섬유분야의 강점을 갖춘 기업들의 도약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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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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