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가 어제 단독 회동을 가지며 단일화 협상을 다시 시작했는데요. 어제 어떤 상황이 진행됐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 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의 총사퇴가 갑작스러운 단일화 협상 재개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오전 12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최고위원 전원의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단일화에 진심을 갖고 즉각 논의를 재개해 달라"며 "개인의 권력욕과 유불리를 따져 단일화를 질질 끌거나 결렬시킨다면 결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 이어 문재인 후보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신속한 타결을 위해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알파 방식이든 안 후보 측에 단일화 방안을 위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를 찾은 안 후보도 서울에 올라가는대로 문 후보를 만나 단일화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어젯밤 8시에 한 음식점에서 두 후보의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문 후보의 4차례에 걸친 사과에도 안 후보는 민주당이 당 혁신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단일화 재개 의사를 보이지 않아 단일화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두 후보 지지자들에게 퍼져있었는데 두 후보가 만남으로써 이 불안감이 불식됐습니다.
두 후보는 단일화 협의의 우선조건을 내밀던 새정치공동선언문도 발표했습니다. 새정치공동선언문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의원정수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앵커 : 오늘 두 후보 캠프의 행보는 어땠습니까?
기자 : 두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 실무팀은 오늘 오전 12시에 만나 단일화 재개 이후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양측 실무팀의 합의 결과에 따라 실무팀 중간 브리핑 여부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오늘 밤이나 내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단일화 방식 논의 전에 이미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안 후보에게 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문 후보의 단일화 방식 위임에 대해 안 캠프는 "우리에게 유리한 것을 결정하겠다는 생각보다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적합한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굳이 위임한다는데도 이를 거절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에 여론조사 방식과 여론조사+알파 방식을 제안한 표현 자체가 여러가지 방식 중 두가지 예시를 든 것인지 두가지 방식 중 하나를 택하라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오늘 단일화 실무팀 논의 과정 중에 그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단일화 방식 중 직접 담판을 통한 양보는 두 후보 측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오늘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은 개인 후보가 아닌 민주통합당의 후보이자 100만 국민선거인단이 선출한 후보여서 사실상 후보 양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안철수 캠프도 문 후보는 분명 정당의 후보이지만 안 후보는 국민의 후보이기 때문에 안 후보의 결정도 혼자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밝혀 양보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국민 경선의 경우 준비기간만 열흘이 걸리는데 이제 단일화 시한으로 잡아둔 후보 등록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여론조사 또한 두 후보의 지지층을 모두 끌어안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선택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경선과 여론조사보다는 여론조사 플러스 알파 방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부족한 부분을 TV토론 시청후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배심원제가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 단일화 방식을 정하는 것이 최후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근데 단일화 협상 중단 기간을 기점으로 해서 안철수 후보 지지율의 하락세가 뚜렷하다면서요?
기자 : 네, 단일화 협상이 중단됐던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안 후보를 야권 단일 후보로 상정했을 때 안 후보 지지율은 44.9%로 박근혜 후보의 49%보다 낮았습니다.
반면 문 후보를 야권 단일 후보로 보면 문 후보는 47.3%의 지지율로 45.2%에 그친 박 후보를 앞섰습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비교해 봐도 문 후보가 44.6%로 36.1%를 받은 안 후보를 앞질렀습니다. 이는 안 후보가 지난 14일 단일화 협상을 중단하며 파행이 일자 안 후보 지지층이 이탈하거나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표출되던 것이 안철수 효과였는데 안 후보가 내놓는 정책과 어젠다가 새정치공동선언문과 함께 차별성을 잃어버린 점도 안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 위임, 네차례에 걸친 직간접적 사과, 먹튀방지법 수용 등 통 큰 행보를 보인 점이 지지율 상승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지율을 측정한 방식인 여론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니어서 표본오차가 존재하는 등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기간 두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따라 두 후보의 지지율과 함께 단일후보도 판가름날 것으로 예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