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황우여입니다.
이제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딱 10년 전 이맘때, 그러니까 2002년 11월 20일 어느 일간지 기사 한 대목을 읽어보겠습니다.
"대통령선거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정국은 불투명성을 더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국민들은 아직까지 어떤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내걸고 대결을 펼칠지 대진표조차 모르는 상태다. 그런 가운데 각 당은 여전히 정책대결을 뒤로 한 채 세 불리기와 흠집 내기 등 구시대적 정략과 꼼수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대로 간다면 대선은 그 결과에 관계없이 국민에게 또다시 정치혐오와 허탈감만 안겨주게 될 것이 뻔한 일이다."
어쩌면 10년이 흐른 오늘과 이렇게 똑같겠습니까.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새 정치 공동선언'은 그 내용이 이미 새누리당이 제안하고 약속한 정치개혁 부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명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국민이 바라던 정치개혁의 기본인 '몸싸움방지법'을 새누리당 주도로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최고지도자 선출을 선진화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선진화의 출발입니다.
외국에서는 최소 1년 전부터는 각 정당이 후보를 확정하고 정책대결에 들어가서 국민의 검증과 공약점검 그리고 소통을 시작합니다. 이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16년을 검증받았고, 문재인 후보는 1년, 안철수 후보는 이제 2개월 남짓 검증을 받은 셈입니다.
정치신인들이신 두 분에 대하여는 국민들이 충분히 검증하고 공약을 살펴볼 수 있도록 시간을 허락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단축하거나 회피한다면 국민의 꾸지람을 들어 마땅할 것입니다.
모든 후보 진영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투표일 4개월 전에는 후보등록을 마치도록 하는 제도의 정치 쇄신안에 동참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이 나라에서 반복되지 않아야 정치선진화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아름다운 단일화', '가치연합', 이렇게 포장하더라도 그 실상은 둘째 셋째 가는 후보가 첫째가는 후보를 이겨보려고 그 중 한 명이 사퇴를 하고 다른 한 명을 밀어주자는 이른바 후보 사퇴 협상에 불과합니다.
우리 국민은 후보 사퇴 협상이 선거 표심을 어떻게 왜곡시키고, 국정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 지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똑똑히 잘 알고 있습니다.
1997년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후보의 소위 ‘DJP' 연합이, 그리고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가 왜 모두 파탄으로 끝났습니까. 2002년 후보 사퇴 협상의 주인공이었던 정몽준 의원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하고, 평가 했습니다.
"단일화 자체는 문제를 보완하는 역할보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더 많이 낳게 된다. 단일화에만 관심을 집중시켜 정책선거를 어렵게 하고 후보의 검증을 늦춰서 국민을 오판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단일화가 민주주의 발전과는 관련 없는 단순한 선거 이벤트에 그치고 만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우리 정치사의 시계를 2002년 아니, 1997년으로 돌려서 국민의 열망인 정치쇄신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정치 공학적 궁여지책이 아닌가 합니다.
그 분들에게는 비공개리에 나눈 밀실 협상에서 주고받은 '권력 배분' 약속이 얼마나 잘 지켜질까가 더 관심일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밝힌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입니다.
그저께 이해찬 대표께서 사퇴를 하셨습니다.
당내 경선을 마치고 주변 정당과 합당을 거치고 그리고 다시 최종 후보사퇴협상을 거쳐 민주당 후보를 확정한다는 대선구도를 짜신 분입니다. 책임정당정치 입장에서는 변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께 이해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노무현 정권을 구태정치로 치부하며 사퇴케 한 것입니다. 그 본뜻은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정권의 핵심이었으니, 실은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것으로 보일 뿐입니다. 그러니 당대표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물러나도 그 틀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원래 이해찬 대표께서는 제1야당으로서 당당하게 정당정치의 정도를 지키셔서 무소속 후보를 압박하고 국민을 설득하여 여야가 함께 정당정치로 대선을 치렀어야 했습니다.
외국에서도 기성정치를 질타하면서 무소속후보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으나 대체로 양대 정당이 함께 노력하여 무소속 후보의 입지를 축소해 나가 선진의 정당정치를 지켜왔던 것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작년 10월 보선 때 서울시장, 이번 대선에는 대통령 후보마저 내지 못한다면 과연 국민의 혈세를 쓰는 정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그러니 민주당이 후보 사퇴를 하여서는 안 될 이치이고, 무당파 무소속의 지지를 받으면서 기존 정당정치를 구태정치라 부정하는 안 후보도 후보 사퇴를 하고 민주당을 지지할 수는 더욱 없는 노릇일 것입니다. 이제 와서 가치연합이라 주장을 해본들, 집권 초기에 신당을 창당한들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지금과 같은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한국만이 집권 초기에 전심전력으로 국정을 살펴야 하는데 혼란이 따를 것이 뻔한 정계개편을 시도한다면 이는 도저히 국민이 용납하지 못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누리당은 국민만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정당정치의 정도를 걸으면서 책임정치를 해 나가겠습니다.
약속한 정치개혁을 과감히 추진하고, 동시에 완성된 공약에 따라 안정감 있는 선거를 치르고, 정권을 창출한 후에 국가를 힘차게 운영해서 국정을 꼭 안정시키겠습니다.
20대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흉탄에 떠나보내고는 본인의 인생이 바뀌었다는 박근혜 후보, 나라와 결혼을 했고, 마지막 정치 인생을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유일한 확정 후보인 박근혜 후보와 당명까지 바꾸며 정치쇄신과 국민행복 정치를 약속하는 새누리당은 침체된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돌아보는 민생에 더욱 주력할 것을 거듭 약속드립니다.
어느 후보가 과연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려낼 것이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지 우리 국민들께서는 현명하게 판단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