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산그림' 홍성담 화백 vs 새누리 날선공방

이정현 "文 후보를 위해 네거티브를 대행한 것"

입력 : 2012-11-20 오전 10:40:30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출산하는 그림이 전시돼 논란이 된 가운데, 민중미술가 홍성담씨와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표현의 자유'를 여부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홍씨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주장하자 강 의원은 "모욕감과 여성 비하적인 느낌을 크게 받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씨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지자들 중 일부가 박근혜 후보를 신격화하고 있다"며 "신격화라는 것은 절대명령에 대한 절대복종이고, 지지자의 자기주체의식이 상실된 상태다. 그 위험성을 풍자그림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은 연예인과 다르다. 그래서 정치인에게 광적 지지는 오히려 병폐를 낳는다"면서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걸 묘사하기 위해서 출산하는 장면을 그렸다. 인간만이 성스러운 출산의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의 비판과 관련, "출산장면을 그리는 것은 고대시대 벽화부터 시작해서 미국 현대미술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모니카, 패밀리즘"이라며 "그런 장면을 통해 당시 부조리한 사회상에 대한 풍자와 조소와 야유를 던지는 것으로 결국 하나의 미학의 소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비판은 충성경쟁이라고 본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이 분만대 위에 올라가는데, 분만대 위에 올라가서 아기를 출산하는 성스러운 과정을 자꾸 저렇게 비하한다고 하는 건 자기들 스스로가 비하하는 것이다. 결국 성스러운 행위를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이)비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씨는 또 "예술가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그렸어도 일단 이것이 전시장에 발표가 되면 보는 사람들은 예술로서 봐야 되고 미학적 판단기준을 확실히 갖고 분석을 해 줘야 된다"며 "자꾸만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그렇게 폄하를 하면 모든 예술가들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측의 법적조치와 관련, "내 주변 변호사들 조력없이 저 혼자 싸워도 표현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면서도 "만약 법적 대응을 해서 이게 표현의 자유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제 국적포기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방송에 출연한 강 의원은 홍씨의 그림에 대해 "모욕감과 여성 비하적인 느낌을 굉장히 크게 받았다"고 강력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 그림에서는 오랜 산고 끝에 생명을 세상에 보냈다는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뿌듯한 느낌을 전혀 연상할 수 없다"면서 "어떤 부분을 극악하게 상징해서 표현하기 어려운 형태의 느낌을 먼저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씨가 '박 후보를 풍자한 그림'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여성 출산 부분을 적나라하게 표현을 했다"며 "출산한 아기의 모습 등 너무나 강렬하게 정치적 의도가 대변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여성에게 물어봐도 이 그림을 보고 만평 수준, 일반 민화 수준의 풍자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전체 그림이 내포하고자 하는 의미가 너무 많고 낭설로 떠돌아다니는 여러 내용을 그림에 다 담아놨다"고 재차 지적했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대선을 한 달여 남겨둔 정권교체기에 그림으로 전시를 했다는 것, 굉장한 속도로 유포되는 파장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공보단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까지 상대후보를 폄하해서라도 정권을 잡겠다는 분들에게 소름이 끼친다"며 "이 시점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위해 네거티브를 대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보단장은 "이 그림과 민주당에 공통점이 있다. 이 그림은 폭력성·가학성·잔인함을 드러내고 있고 민주당의 원속성은 급진성·과격성·모험성으로 하나도 틀리지 않다"며 "이런 식으로 정권을 창출하면 국민에게 얼마나 더 많은 가혹한 상처를 줄지 심히 염려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평화박물관은 유신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 '유신의 초상'에 소개된 작품으로, 박근혜 후보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아이를 출산하는 모습을 묘사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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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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