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와 내수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우수 중소·중견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한 것.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중소기업에 대한 동반성장 지원 및 상생 문화 조성에 나서는 준정부기관이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발행, 예탁, 결제, 권리행사 등 다양한 증권 관련 업무를 제공하는 한국예탁결제원(KSD)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3월부터 중소기업에 대해 증권 관련 수수료를 감면해주고,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또 '주식예탁증서(DR)발행 포럼'을 개최해 기술력 등 경쟁력이 있음에도 금융시장 불안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견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예탁결제원은 중소기업 관련 수수료 감면과 중소기업의 제품 구매 확대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수입수수료 가운데 중소기업 관련 수수료는 증권대행수수료, 보호예수수수료, 채권등록수수료 등 총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법인의 증권대행기본수수료를 50% 감면해주고, 프리보드 등록법인 증권대행기본수수료 최초 1년간 면제 등은 올해에도 계속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자본금 100억 미만 발행회사에 대한 보호예수수수료 면제와 프라이머리담보부증권(P-CBO) 발행 중소기업에 대한 채권등록수수료 면제는 올해 시행키로 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수수료 감면은 현재 일부 감면 중인 수수료를 포함해 연간 약 12억6000만원의 중소기업 지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소기업 관련 제품 구매에 나선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한 실적은 지난해 105억원으로 연간 구매총액 144억원의 73%를 차지했다. 올해에도 전체 예상 구매총액 150억원의 75%인 113억원을 중소기업 관련 제품으로 구매할 예정이다.
◇'DR발행 포럼', 중견기업 해외자본 조달 지원..기업 "DR발행에 자신감 얻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주식예탁증서(DR)발행 포럼'을 통해 개최해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들도 해외에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고 있다.
DR은 해외투자자의 편의를 위해 해외예탁기관이 회사가 국내에서 발행한 주식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발행해 유통시키는 증권을 말한다. 지난 1990년
삼성물산(000830)을 시작으로 현재
삼성전자(005930),
포스코(005490),
SK텔레콤(017670) 등 국내 기업 37개사가 43개 종목의 DR을 발행한 상태다. 해외증시에 상장되기 때문에 현지 수출기업의 경우 홍보수단의 역할은 물론 유상증자와 같은 자금 조달의 역할도 수행하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DR의 이점을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들에게도 알리기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2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국내 상장사 및 중소기업청 선정 '글로벌 강소기업' IR담당 CFO를 대상으로 해외직접금융 활성화를 위한 'DR발행 포럼'을 개최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침체된 해외 상장 붐을 재조성하는 것은 물론 국내 중견기업의 해외 금융시장을 통한 해외자본 조달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특히, 미국의 재정절벽 리스크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 악재로 국내 에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유럽의 국채매입 등을 통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견기업들이 활용할 필요가 있고, 그 방안 중 하나가 DR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예탁결제원의 판단이다.
이날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여러 정황 상 내년에 국내 강소·중견기업들이 해외에서 DR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한다면 중국과 인도 못지 않은 성공사례를 만들 것"이라며 "국내 유망 기업들이 DR발행에 필요한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특히, DR발행이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본조달 창구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중견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오창석 심팩 전무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포럼에 참석했다"며 "기업체 중심인 작년과 달리 올해는 기업 외에도 국제투자은행(IB)도 많이 참석해 작년보다 규모가 커 성황리에 포럼이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전무는 이어 "현재 DR발행 기업 대부분이 대기업이라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진입하기 높은 장벽으로 생각했지만, 중견기업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툴이라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며 "내부적으로 DR발행과 관련된 스터디 등 구체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IB 전문가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특히, 자금조달 측면에서 DR의 이점이 많아 DR발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이리우 신한금융투자 ECM부 과장은 "기업이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주가가 빠지는데 해외에서 DR을 발행하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DR발행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